마블 영화를 볼 때마다 주인공 여자친구들이 참 불쌍해진다. 자의식 쩌는 남자 주인공들이 직업적 성취, 자존심 싸움, 심지어 세계평화수호(!!!)를 하겠답시고 여기저기 들쑤시고 다니며 난장판을 만들어놓으면 그걸 수습하는 건 언제나 예쁘고 똑똑하고 남자들에게 인기도 많은 애인의 몫이다. 가끔 일이 잘 안 풀릴때면 옆에서 징징거림을 들어주다가 결국 폭발하여 주인공 곁을 떠나고 이내 화면에서 사라지는 게 그들의 역할이다. 오늘 본 닥터 스트레인지도 마찬가지. 본인이 아쉬워서 찾아간 스승 앞에서까지 의사 노릇하려 들던 스티븐은 이제 시공간을 움직이며 지구를 지키는 일을 맡게 되었다. 쿠키 영상을 보니 어벤져스와 어울릴 모양인데 앞으로 얼마나 많은 난장판을 만들고 다닐지 참 걱정된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