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글루스, 워드프레스닷컴, 네이버 블로그 등을 전전하다가 오랜만에 티스토리로 돌아왔다. 블로그를 할 때마다 가장 중요하게 여기는 것이 스킨이다. 티스토리로 돌아온 기념으로, 수준 높은 티스토리 스킨을 배포하는 사이트들을 모아보았다.

1. ETOON STUDIO (http://etoon.tistory.com)

- "ESKIN"이라는 스킨을 만들어 배포하는 블로그이다. 일 년에 열 개 내외의 스킨을 만들며 이 중 배포하는 것은 두세 개 정도다. 배포를 하다가도 갑자기 중단하는 경우가 잦다.

2. Enable! (http://starlight01.tistory.com/category)

- 이 블로그에 적용되어 있는 simpleEr 등 여러 스킨을 공유하고 있다. 최근 활동이 뜸한 듯하다.

3. 탕비수다 (http://tangbisuda.tistory.com)

- "탕비수다 이마고"라는 스킨을 만들어 판매하고 있다. 일주일 간 무료로 사용할 수 있으며, 그 이후로는 2만 원을 지불해야 한다.

4. Tiskin (http://tiskin.tistory.com)

- 티스토리가 한창 잘 나갔을 무렵 유행하던 티스킨이다. 벌써 10년이 넘게 업데이트가 안 되고 있어 지금의 웹표준에는 어긋나는 부분이 많지만, 여전히 좋은 스킨임에는 틀림없다.

5. 나나스킨 (http://nanaskinver6.tistory.com)

- 심플한 디자인의 스킨이다. 여러 버전이 있어서 주소의 숫자를 4, 5, 7 등으로 바꾸다보면 다양한 모습의 스킨들을 구경할 수 있다.

6. 울현 스토리지 (http://ulhyeon.tistory.com/)

- 파스텔톤의 스킨이 주로 올라오는 곳이다. 아쉽게도 지금은 모든 스킨의 배포가 종료됐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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Yoon Jiman에 올라온 위키피디아에서 5년간 수정되지 않은 거짓말과 그에 딸린 위키알리티(Wikiality): 사람들의 동의에 의해 진실이 결정되는 현상이라는 글을 보니 문득 예전에 위키백과(한국어 위키피디아)에서 활동하던 때가 생각났다.

위키백과의 기억

위키백과의 가장 큰 특징은 누구나 문서를 만들고 편집할 수 있다는 것이다. 그런데 위키백과에서 가장 활동적인 사용자들은 새로운 문서를 만들거나 편집하는 데에 할애하는 시간이 그리 많지 않다. 이들은 보통 다른 사람이 만든 문서의 내용, 형식 등을 검토하고, 분쟁 등을 해결하는 데에 많은 시간을 할애한다. 새로운 문서를 만드는 사람들은 보통 위키백과에서 오래 활동하지 않은 사람이거나, 혹은 아예 ID조차 만들지 않은 IP 주소 사용자인 경우가 많다.

나 또한 위키백과에 처음 가입했을 때에는 관심 분야를 중점으로 새로운 문서를 만들곤 했다. 하지만 출처를 지나치게 요구하고, 현실을 무시하면서까지 객관적 표현에 집착한다거나, 신입 회원이 만든 문서에 과도하게 삭제 신청을 하는 문제 때문에 며칠만에 활동을 접었다. 예를 들어, 위키백과는 ’북한’이라는 말 대신 ‘조선인민민주주의공화국’, ’북조선’이라는 말을 사용한다. 이는 위키백과가 위키피디아의 한국어판에 불과하며, 대한민국뿐만 아니라 한반도 전체 사용자의 언어 습관을 고려해야 한다는 이유 때문에 생긴 일이다. 그러나 위키백과의 이용자 중 절대 다수가 대한민국 국민이고, 그 중 절대 다수가 ’북한’이라는 명칭을 스스럼없이 사용하고 있으며, 이들에게 ’북조선’이라는 명칭은 매우 어색하며 비일상적인 표현에 지나지 않는다.

‘할로윈’ 문서에 대한 토론에서도 이러한 위키백과의 성격을 엿볼 수 있다. ’핼러윈’보다는 ’할로윈’이 훨씬 많이 쓰이는 표현이라는 것은 대한민국 국민이라면 직관적으로 알 수 있고, 각각의 명칭으로 구글에 검색했을 때에 결과물의 개수는 무려 100배 정도 차이가 난다. 그러나 토론 참가자들 중 상당수가 ’핼러윈’을 지지하며, 그 중 일부는 ’널리 쓰이는 표현’의 근거로 제시된 구글 검색 결과의 개수가 사용자 전체를 대표하지 못한다거나, 심지어는 구글의 검색 결과 개수를 믿을 수 없다는 억지 주장을 펴기도 한다.

이처럼 집착적으로 원리 원칙을 중시하고 사소한 것 하나까지 파고드는 위키백과의 이면에는, 활동 사용자들의 무관심과 방치라는 또다른 측면이 자리잡고 있다.

“메이플스토리”

위키백과에서 가장 난잡한 문서 중 하나로는 메이플스토리를 들 수 있다. 관리자나 활동적인 사용자들이 별로 관심을 갖지 않는 온라인 게임 분야의 문서인 데에다, 이 게임을 이용하는 사람들의 연령층이 매우 낮기 때문이다. 이용자의 연령층이 낮다 보니 이 문서에 관심을 가지고 편집하는 사람들의 연령 또한 낮을 수밖에 없으며, 따라서 문서의 질 또한 좋지 못하다. 이를테면 메이플스토리 문서에는 한 때 이런 구절이 있었다.

메이플스토리의 세계

《메이플스토리》는 기본적으로 메이플월드를 배경으로 하며, 메이플월드를 멸망시키려는 검은 마법사와 그에 대항하여 검은마법사를 봉인했던 메이플 영웅들의 부활과 봉인된 검은마법사의 새로운 추종세력 블랙윙과 그들이 점령한 에델슈타인의 시민군 레지스탕스와 검은 마법사와 영웅이 사라진 뒤 새로이 나타난 ‘모험가’, ’시그너스 여제’와 메이플 월드를 수호하는 시그너스 기사단이 연합을 맺어 검은마법사를 대적한다. 그리고 새로운 세계 ’그란디스’의 노바족이 그란디스의 초월자 중 하나인 제른 다르모어와 그의 추종자 ’오한별’로부터 자신들의 세계 그란디스를 지키려고 메이플월드 연합과 동맹을 맺어 다르모어를 대적하고 있다가 제로라는 신의 아이가 등장하면서부터 다시 새로운 메이플스토리가 시작된다.

결코 짧지 않은 문단에, 문장은 단 두 개 뿐이다. 특히 첫 번째 문장은 ’~와 ~과 ~의 ~과 ~와 ~와’의 만연체로 되어 있어, 읽기에 매우 힘이 든다.

하지만 더 큰 문제는 바로 “그의 추종자 ’오한별’로부터”라는 부분에 있다. 메이플스토리에 나오는 인물은 대부분 영어 이름을 갖는다는 점에 비추어 보았을 때 ’오한별’이라는 이름은 꽤나 낯설다. 사실 오한별은 게임 속 인물이 아니라 메이플스토리의 개발 본부장이다. 메이플스토리의 운영 방식이 마음에 들지 않을 때마다 관련 커뮤니티에서 비판의 대상이 되는 인물이, 메이플스토리 세계관 내의 인물, 그것도 악당으로 표현된 것이다.

2014년 5월 27일에 처음 나타난 이 구절은 같은 해 7월 26일에 수정되기까지 약 두 달 동안 위키백과에 남아 있었다. 아이러니한 것은, 5월 27일에 있었던 수정 역시 한편으로는 오류와 장난 등을 없애는 편집이었다는 것이다.

2014년 5월 25일판 (수정 전)

메이플스토리의 세계

《메이플스토리》는 기본적으로 메이플 월드를 배경으로 하며, 메이플 월드를 멸망시키려는 오한별과 그에 대항하여 오한별을 봉인했던 5(영원히 곧통받는 은월)명의 영웅들의 부활, 그리고 그에 따른 오한별의 새로운 추종세력 돈슨과 그들이 점령한 에델슈타인의 시민군 레지스탕스와 오한별과 영웅이 사라진 뒤 새로이 나타난 ‘모험가’, ’시그너스(프렌즈스토리에서는 섹스하고 싶게 생김)’와 메이플 월드를 수호하는 시그너스 기사단이 연합을 맺어 검은 마법사를 대적한다. 그리고 다른 차원인 ’그란디스’의 노바족이 그란디스의 초월자 중 하나인 제른 다르모어와 그의 추종자들로부터 자신들의 세계 그란디스를 지키려고 메이플 월드 연합과 동맹을 맺어 다르모어를 대적하고 있다가 제로라는 신의 아이(알파와 베타)가 등장하면서부터 다시 새로운 메이스토리의 밸런스붕괴가 시작되었다.

2014년 5월 27일판 (수정 후)

메이플스토리의 세계

《메이플스토리》는 기본적으로 메이플월드를 배경으로 하며, 메이플월드를 멸망시키려는 검은 마법사와 그에 대항하여 검은마법사를 봉인했던 메이플 영웅들의 부활과 봉인된 검은마법사의 새로운 추종세력 블랙윙과 그들이 점령한 에델슈타인의 시민군 레지스탕스와 검은 마법사와 영웅이 사라진 뒤 새로이 나타난 ‘모험가’, ’시그너스 여제’와 메이플 월드를 수호하는 시그너스 기사단이 연합을 맺어 검은마법사를 대적한다. 그리고 새로운 세계 ’그란디스’의 노바족이 그란디스의 초월자 중 하나인 제른 다르모어와 그의 추종자 ’오한별’로부터 자신들의 세계 그란디스를 지키려고 메이플월드 연합과 동맹을 맺어 다르모어를 대적하고 있다가 제로라는 신의 아이가 등장하면서부터 다시 새로운 메이플스토리가 시작된다.

수정 내역을 보면, “오한별, 돈슨(넥슨이 게임 내 과금 요소의 비중을 늘리자 이용자들이 ’돈’과 ’넥슨’을 합쳐 만들어낸 말), 섹스하고 싶게 생김, 밸런스 붕괴가 시작되었다” 등의 장난식 구절을 수정하는 듯하다가도, 다시 새로운 “그의 추종자 ’오한별’로부터”라는 장난식 구절을 집어넣었다는 것을 알 수 있다.

이후 7월 26일에 수정된 문서 또한 정상적으로 편집되었다고 보기 어려운데, 문제의 “그의 추종자 ’오한별’로부터”라는 구절은 삭제되었으나, ’시작된다’를 ’시작됀다’로 바꾸며 아무런 문제 없던 표현의 맞춤법을 이상하게 만들어 버렸다.

집단 지성의 허상, 그리고 위키백과

위키피디아, 오픈 소스 등 이른바 ’집단 지성’의 가장 큰 문제점은 참여하는 사람들의 기초적 소양이나 지식 수준 등을 도무지 신뢰할 길이 없다는 것이다. 다른 사람들에게 도움을 줄 수 있을 정도로 전문적인 능력을 갖춘 사람들은 생업에 종사하느라 집단 지성에 참여할 정도로 시간이 많지 않은 경우가 많다. 반대로 전문적인 지식을 갖추지 않았지만 단지 취미 정도로 해당 분야에 시간을 할애하는 사람들이 집단 지성의 주역이 되곤 한다.

@ErrataRob on Twitter:

“오픈 소스는 안전합니다. 왜냐하면 사람들이 코드를 읽을 수 있으니까요.”

사람들이 실제로 코드를 읽긴 하나요?

“물론이죠. ’오픈’되어 있으니까요.”

코드를 ’읽을 수 있다’와 ’실제로 읽는다’는 전혀 다른 차원의 문제이다. 제아무리 코드가 오픈되어 있다 하더라도 사람들이 그 코드에 관심을 가지지 않으면 아무런 소용이 없다. OpenSSL은 분명 오픈되어 있었지만, 하트블리드 버그는 수년 간 방치되어 있었다. 기술적 지식을 가진 사람들이 OpenSSL을 꼼꼼하게 살펴보고 검토하지 않은 탓이다.

위키백과 또한 마찬가지이다. 출처 요구, 억지 논리 일색의 토론, 객관성에 대한 집착, 삭제 신청 등을 견뎌내면서까지 굳이 자신의 지식을 책임감 있게 위키백과에 남길 이유는 없다. 그 결과 위키백과는 일부 활동 회원들의 관심 분야 외에는 누구도 손보지 않는, 제2, 제3의 ’메이플스토리’로 채워지고 있다.

인터넷

민원24 고군분투기

2014. 11. 7. 01:00

민원24는 국민 누구나 행정기관 방문없이 집·사무실 등 어디서든, 24시간 365일 인터넷으로 필요한 민원을 안내받고, 신청하고, 발급·열람할 수 있는 서비스를 말합니다.

홈페이지에 나온 설명이 무색하게 민원24를 이용하기는 매우 어렵다.

민원24 사이트에 접속하면, 먼저 “현재 맥 OS X 10.4 / 10.5의 사파리 3.X에서만 서비스가 정상적으로 제공됩니다.”라는 안내창이 뜬다. 현재 OS X 최신 버전이 10.10이므로, 무려 5단계나 뒤쳐진 셈이다.

↑ 10.4와 10.5의 정체는 대체 무엇인가?

OS X 10.5는 무려 2007년에 출시되어 2009년에 지원이 종료된 운영 체제이다. 2007년은 3.5인치짜리 오리지널 아이폰이 처음 나온 해이고, 2009년은 우리나라에 아이폰 3GS가 처음 출시된 해이다. 4.7인치짜리 아이폰 6가 판매되고 있는 지금에 비하면 정말 까마득한 옛날 이야기인데, 민원24를 정상적으로 이용하려면 그 시절 쓰이던 운영 체제를 사용해야 한다고 한다.

그렇다면 OS X 10.5가 설치된 컴퓨터를 찾아보자. 이 운영 체제의 시스템 요구 사항은 다음과 같다.

  • 인텔 프로세서, 또는 파워PC G4 (867 MHz 이상), 파워PC G5 프로세서
  • DVD 드라이브
  • 512 MB 이상의 RAM (1 GB 이상 권장)
  • 9 GB 이상의 하드 디스크 공간

(무려 파워PC를 지원하는) 10.5 레오파드가 돌아가는 컴퓨터는 다음과 같다.

↑ iMac G5

↑ PowerBook G4

↑ iBook G4

사진을 보고 있노라면, 마치 애플 박물관에 온 것 같은 느낌을 받는다. 하지만 놀라지 마시라. 이 기기들이야말로 민원24가 가장 원하는 맥의 모습일 것이다.

박물관 탐방은 이쯤에서 마치기로 하고, 다시 민원24에 접속을 시도해보자. 접속하면 똑같이 팝업이 뜨는데, 이번에는 무언가 파일을 하나 다운로드받는다.

↑ 이 파일의 정체는 무엇인가?

DMG 파일을 열어보면, 어딘가 모르게 익숙한 XecureWeb이라는 이름이 보인다. XecureWeb이 무엇인가 하면, 무려 보안 솔루션 되시겠다.

↑ 너무나도 보안이 완벽한 나머지, 컴맹들의 컴퓨터에는 설치조차 제대로 안 되는 듯하다.

비록 컴퓨터 전문가는 아니지만, 적어도 지식in에 질문하는 사람들보다는 얄팍한 지식이나마 더 알고 있기에 별 걱정 없이 XecureWeb 설치를 시도했다. 하지만 나 또한 그들과 같은 컴맹에 지나지 않았음을 XecureWeb을 통해 깨닫게 되었다.

↑ “확인되지 않은 개발자가 배포했기 때문에 열 수 없습니다.”

아아… 너무나도 아쉬운 일이다. 한국에는 애플스토어 하나 안 열어줄 정도로 한국을 무시하는 애플이, 15년 간 900여 고객사에서 검증된 암호 솔루션조차 알아보지 못하고 ’확인되지 않은 개발자’로 치부해버리고 있다.

↑ 이런 보안 덕후들...

결국 스스로가 컴맹에 지나지 않는다는 것을 인정하고, XecureWeb을 설치하지 않은 상태에서, 위험천만하게 민원24를 사용하기로 했다. 다시 사파리를 열어 민원24를 사용하려 하는데…

↑ 아.무.것.도.없.다.

그렇다. 아무것도 없다. 민원24는 국민 누구나 사용할 수 있지만, 감히 15년 전통의 XecureWeb도 설치하지 않고 민원24를 이용하는 것은 아예 국민으로 취급할 수도 없다는 것이다.

대체 홈페이지가 어떻게 생겼는지 짐작이라도 해보고 싶어 HTML 소스 보기를 시도했지만, 민원24는 XecureWeb이 없는 나에게 그마저도 허락하지 않았다.

↑ 안알랴줌

결국 민원24를 이용하고자 했던 나의 노력은 한순간에 물거품이 되었다. 분명 민원24는 국민 누구나 사용할 수 있다고 했으므로, 앞으로 누군가 사상이 의심되는 사람이 있다면 “김정은 개새끼 해봐” 대신 “민원24 들어가봐”라고 말해도 될 듯하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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