정보기술(IT) 산업의 발전을 위해 매진한다고 주장하는 디지털타임스 김유정 기자의 짐바브웨에도 있는 ‘애플스토어’ 한국만 없는 이유…라는 기사이다.

불친절한 첫 문단

국내 아이폰6와 6플러스의 출시가 임박하며 소비자들이 열광하고 있다. 단통법으로 냉각된 통신시장이 살아날 것이라는 기대감도 고조된다. 그러나 한국에서 최소 투자로 일관하는 애플의 행적을 볼 때, 이같은 ’애플앓이’는 짝사랑에 불과하다는 평가다.

국내의 iOS 점유율은 기껏해야 10%를 조금 넘는 수준이고, 맥 점유율은 1%를 넘을까 말까이다. 이런 상황에서 아이폰 6 출시 소식에 ’애플앓이’라는 낱말을 사용하고 있다. 기사의 전체 내용을 요약하고 핵심을 짚어야 할 기사의 첫 문단을 이런 식으로 낭비하고 있다.

‘온라인 커뮤니티에 따르면’

26일 애플이 중국 시장에 애플 스토어를 확대 입점하겠다는 소식이 알려지며 온라인 커뮤니티에서 국내 소비자들은 불만을 표하고 있다.

출처를 정확히 명기하지 않는 국내 기자들의 나쁜 습관은 여기에서도 이어진다. 어떤 온라인 커뮤니티의 어떤 소비자가 이러한 불만을 표했는지에 대해서는 독자가 스스로 찾아보지 않고는 전혀 알 수가 없다.

존재하지 않는 ‘짐바브웨 애플스토어’

심지어 짐바브웨에도 애플스토어가 있다.

명백한 허위 사실을 기사에 써내기도 한다. 애플 리테일 스토어 목록에서 짐바브웨는 찾아볼 수 없다. 게다가 이러한 허위 사실을 바탕으로 “짐바브웨에도 있는 ‘애플스토어’ 한국만 없는 이유…”라는 기사 제목까지 붙였다.

누군지 알 수 없는 ‘업계 관계자’

업계 관계자는 “애플 본사에서 마케팅을 담당하는 부서가 애플 스토어의 개설 조건을 매우 까다롭게 제시하고 있기 때문”이라고 설명한다.

출처 미상, 신원 미상의 ’업계 관계자’는 국내 언론이 다루는 단골 손님 중 하나이다. 만약 이 발언이 허위 사실로 밝혀지더라도, 그 누구도 책임질 사람이 없게 되는 것이다.

그나마 찾아낸 곳도 경쟁사가 입점을 방해하기 위해 건물을 미리 사들이는 등 물밑 전쟁이 벌어진 적이 있다고 설명하기도 했다.

“짐바브웨에도 있는 ‘애플스토어’ 한국만 없는 이유…”라는 제목에서 알 수 있듯이 이 기사는 대한민국에 애플스토어가 들어오지 않는 이유를 설명한 기사이다. 그런데 그 이유를 제공한 사람으로는 ’업계 관계자’를 들고 있고, (아마도) 신원 보호를 위해 익명의 소스를 사용했음에도 제대로 된 정보조차 밝히지 못하고 있다. 대체 애플은 어느 장소를 찾아냈으며, 어느 경쟁사가 방해를 했는가? 마치 우리는 떡밥만 던질테니, 자세한 정보는 너희 독자들이 직접 찾아보라는 듯하다.

트위터를 베껴 쓴 기사

이 기사는 지난 6월에 화제가 되었던 표를 기반으로 만들어진 것으로 보인다.

기사는 제목에서부터 짐바브웨와 대한민국을 적극적으로 비교하고 있다. 그런데 공교롭게도 이 트윗 또한 한국 바로 위에 짐바브웨를 놓고 있다. 표의 맥락을 살펴보았을 때, 미국, 호주, 중국, 일본 순으로 내려가며 애플스토어의 수가 눈에 띄게 줄어들면서, 결국 애플스토어가 없는 두 국가는 짐바브웨와 한국만 남는다. 그마저도 둘을 비교하면 한국보다 짐바브웨가 애플의 서비스 지원을 훨씬 많이 받고 있다.

그런데 기사는 “짐바브웨에도 있는 ‘애플스토어’”라는 황당한 제목을 달고 나왔다. 결국 기자가 기사를 작성하면서 표를 오독한 것이다.

기사의 “애플은 앱스토어와 음악, TV, 영화, 책, 아이튠스 매치, 아이튠스 라디오, 분실기기 위치추적 등의 서비스를 지원하고 있다.”라는 구절에 이르면 기자가 이 표를 참고했다는 것은 거의 확실해진다. 표에 있는 항목들의 순서를 그대로 베껴 왔기 때문이다. 곧이어 기사는 “일본에선 음악, 영화, 책 등 대부분의 서비스를 제공한다.”라며 일본을 언급했는데, 이마저도 표에 있는 내용이다.


이 기사는 요즘 인터넷 기사의 각종 문제점을 총망라한 기사로 평가받아도 좋을 듯하다. 기사에서 드러난 문제점은 다음의 총 5가지이다.

  1. 기사의 첫 문단을 핵심 내용과 전혀 상관 없는 내용으로 낭비하고 있다.
  2. 출처를 표시하지 않고 ’온라인 커뮤니티’라는 식으로 두루뭉술하게 넘어가고 있다.
  3. 존재하지도 않는 짐바브웨 애플스토어를 만들어내고, 이를 가지고 자극적인 제목을 만들어냈다.
  4. 신원 미상의 ’업계 관계자’를 기사의 주요 출처로 활용하고 있다.
  5. 트위터리안의 자료를 가지고 기사를 써냈으며, 이를 오독한 것은 물론 참고 자료로 명시하지도 않았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