메타후조×빠-순

2016. 11. 6. 10:34


잡지 «메타후조»와 «빠-순»의 집필진들은 여성 서브컬처 향유자로서 각기 후조시(腐女子)와 아이돌 빠순이 집단에 대한 강도 높은 문제제기를 지속해왔다. 두 잡지는 각기 소속된 서브컬처 집단을 ‘메타meta-’한 시선으로 관찰, 비평, 성찰하는 것을 목표로 삼는다.
후조시와 아이돌 빠순이는 두 가지 면에서 동일한 정체성을 공유한다. 첫째, 허구 맥락의 허구적 대상을 욕망하는 서브컬처를 향유한다. 둘째, 각 서브컬처를 향유하는 집단의 주류가 여성(腐女子와 아이돌 빠-순이)으로 특정된다.

이러한 공통의 특성으로 인해, 두 여성 서브컬처 향유자 집단은 단순히 후조시이자 아이돌 빠순이라는 좁은 의미의 교집합을 떠나 문화의 소비 기제에 있어서도 상당 부분 동일한 양상을 보인다. «메타후조»와 «빠-순»이 다루는 이들은 모두 하위 주체로서 기존의 수동적 여성상과 달리 성적 욕망을 적극적으로 표출한다는 점, 그러나 이러한 시도가 기존 여성상에 대항하는 대안적 정체화 모델로서 기능하지 못하고 스스로 소위 '음지'로 규정한 폐쇄적 네트워킹(networking)을 기반으로 유지되는 점 등 사회적 호명을 철저히 거부해왔다는 부분에서 공통점을 갖는다.

메타후조×빠-순 – THE 8TH UNLIMITED EDITION

http://unlimited-edition.org/archives/1981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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