지난 3월 3일, 고발뉴스는 아이폰에 감시 및 감청 여부를 알려주는 기능이 추가됐다는 기사를 내보냈다.

테러방지법 통과로 국민의 기본권 침해 우려가 높아지고 있는 가운데 애플이 아이폰 운영체제 9.3버전에 감시, 감청 여부를 알려주는 기능을 추가해 관심을 모으고 있다.

3일 <아시아경제>에 따르면 레딧(Reddit) 사용자인 매그네틱스(MaGNeTiX)를 인용해 매셔블은 2일(현지시간) 아이폰 최신 iOS9.3 버전은 사용자들에게 자신의 아이폰이 감시되고 있는지 여부를 알려준다고 보도했다.

감청 여부 메시지는 아이폰의 잠금화면이나 ‘어바웃(About)’ 메뉴에서 확인할 수 있다.

감청을 당할 경우 잠금화면에는 “이 아이폰은 당신의 조직에 의해 관리되고 있습니다.(This iPhone is managed by your organisation)”라는 메시지가 뜬다.

어바웃 화면에는 “당신의 아이폰 감독자는 당신의 인터넷 트래픽과 기기의 위치를 모니터할 수 있다.(your iPhone’s supervisor can monitor your Internet traffic and locate your device)”라고 좀더 자세한 설명이 표시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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고발뉴스는 아이폰의 기능 추가를 테러방지법 통과와 연관시키면서, 마치 아이폰을 사용하면 국정원의 감청을 피할 수 있는 것처럼 서술하고 있다. 하지만 이는 전혀 사실이 아니다.

아이폰을 비롯해 스마트폰 대부분은 ’MDM (Mobile device management, 모바일 기기 관리)’이라는 기능을 지원하고 있다. 대개 국가기관이나 기업 등 커다란 단체에서 여러 대의 스마트폰을 한번에 관리해야 할 필요성이 있을 때 사용하는 기능이다. MDM을 활성화한 상태로 직원들에게 스마트폰을 나눠주면 각 기업의 업무 프로그램이 기본으로 설치되어 있다든지, 회사 내에서 카메라나 인터넷을 사용하지 못하게 하는 게 가능하다는 것이다.

그런데 이 MDM의 기능 중에는 위치 추적 기능 또한 포함되어 있다. 위치 추적을 활성화하면 회사의 관리자가 직원들의 스마트폰이 어디에 있는지 알 수 있는데, 이러한 상황에서 아이폰이 알림 메시지를 내보낸다는 것이 이번 기능 추가의 요지다.

이런 기능이 우리나라의 테러방지법이라든지 국정원과 하등 관련이 있을 리가 없다. 왜냐하면 감시 여부 알림 기능은 MDM 서비스에 의해 감시당하는 상황에서만 동작하는 것이기 때문이다. 기업에서 나누어주는 스마트폰이 아닌 이상에야, 일반 사용자가 아이폰에서 이런 메시지를 볼 일은 전혀 없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