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019년 1월 16일, 서울대학교 컴퓨터공학부가 전공 과목의 수강신청을 제한한다는 이메일을 학생들에게 발송했다. 내용은 다음과 같다.

2019년 1학기 컴퓨터공학부에서 개설하는 수업의 수강반 제한 관련 안내 드립니다.

 

소프트웨어 실습실 사용 공간의 문제로 인하여, 부득이하게 아래의 교과목들은 현재 컴퓨터공학부 주전공 학생만 신청이 가능하도록 제한되어 있습니다.

자유전공학부 주전공생/ 컴퓨터공학부 복수전공생/ 컴퓨터공학부 부전공생은 수강신청이 불가한 상황이니 참고하여 주시기 바랍니다.

 

초안지 허용여부에 대해 학부 교수님들의 회의를 진행 후 1월 25일 이후에 컴퓨터공학부 홈페이지 공지사항에 안내드릴 예정이니 참고 부탁드립니다.

 

l  프로그래밍연습, 자료구조, 컴퓨터프로그래밍, 소프트웨어 개발의 원리와 실습, 시스템프로그래밍, 컴퓨터의 개념 및 실습(027 강좌): 컴퓨터공학부 주전공생만 수강신청 가능

최근 컴퓨터공학부는 경영학과, 경제학부에 뒤이어 복수전공생들이 가장 많이 몰려드는 학과가 되었다. 따라서 컴퓨터공학부 개설 교과목들의 수요가 공급을 훨씬 뛰어넘었고, 결국 컴퓨터공학부 소속 학생들에게 수강신청 우선권을 부여하기에 이른 것이다.

문제는 이번에 수강반을 제한한 과목 중에 전공 필수 과목이 포함되어 있다는 것이다. 위의 목록에 있는 6개의 과목 중 자료구조, 컴퓨터프로그래밍, 소프트웨어 개발의 원리와 실습, 시스템프로그래밍 총 4개 과목은 전공 필수 과목으로, 컴퓨터공학을 (주/복수/부)전공하는 학생이라면 컴퓨터공학부 소속 여부와 관계 없이 해당 과목을 이수해야만 졸업할 수 있다.

그럼에도 불구하고 학교 측은 학생들이 전공 필수 과목을 이수하지 못하게 수강반을 제한했다.


2019년 1월 21일, 추가 공지가 내려왔다.

2019년 1학기 컴퓨터공학부에서 개설하는 소프트웨어 실습 교과목의 수강신청 관련하여 변경사항 안내 드립니다.

 

※ 소프트웨어 교과목: 프로그래밍연습, 자료구조, 컴퓨터프로그래밍, 소프트웨어 개발의 원리와 실습, 시스템프로그래밍, 컴퓨터의 개념 및 실습(027 강좌)

 

※ 수강대상 안내사항: <(수강신청 1~2일) 컴퓨터공학부 주전공만(자유전공학부 제외) 수강가능, (수강신청 3일차부터) 컴퓨터공학부 주전공(자유전공학부 포함) 및 제2전공생만 수강가능> 으로 변경

 

초안지 허용여부에 대해서는 학부 교수님들의 회의를 진행 후 1월 25일 이후에 컴퓨터공학부 홈페이지 공지사항에 안내드릴 예정이니 참고하여 주시기 바랍니다.

무언가 개선이 이루어진 것 같지만, 본질적으로는 바뀐 것이 없다. 수강신청을 해본 사람이라면 누구나 알듯이, 수강신청의 성패는 수강신청이 시작된 직후 1분 만에 결정된다. 컴퓨터공학부 소속 학생이 아니라면 수강신청이 시작된 지 이틀이 지나야 해당 과목들을 신청할 수 있다.


이번 2019학년도 1학기 수강신청은 1월 24일에 시작되었다. 초안지[각주:1] 허용 여부는 1월 25일 이후에 결정된다고 하였으니, 학생들은 본인들의 초안지가 받아들여질지 아닐지를 전혀 모른 채로 수강신청에 임할 수밖에 없었다. (현재 컴퓨터공학부는 초안지 승인 여부에 대하여 일관된 기준을 정하지 않고, 담당 교수의 재량에 따라 결정하도록 하고 있다.)


2019년 1월 29일, 전공 필수 과목인 '컴퓨터프로그래밍'의 수강신청 정원이 증원되었다. 원래는 50명으로 인원을 제한하던 것이 100명으로 늘었다. 2월 현재 해당 과목은 100명 정원이 꽉 차서 더이상 신청할 수 없게 되었다.

같은 날, 전공 필수 과목인 '시스템프로그래밍'도 수강신청 정원이 함께 늘어났다. 마찬가지로 원래 50명이었던 것이 100명으로 는 것이다. 그런데 해당 과목은 원래 화요일 저녁 6시 30분부터 8시 20분까지 실습을 진행하기로 되어 있었으나, 이번에 새롭게 신청하는 50명의 학생들은 8시 30분부터 밤 10시 20분까지 실습을 진행하게 되었다.


2019년 2월 현재 나머지 두 과목에 대해서는 아무런 조치나 추가적인 안내가 없는 상황이다. '소프트웨어 개발의 원리와 실습'은 마찬가지로 전공 필수 과목이나, 수강신청 인원 50명이 꽉 찬 상태로 별다른 조치 없이 방치되고 있다. '자료구조'의 경우 이번 학기에 수업이 두 개 열렸으나, 선호도가 높은 A 교수의 수업은 50명이 꽉 찬 채로 방치된 반면 선호도가 매우 낮은 B 교수의 수업은 50명 정원에 단 17명이 신청한 상태로 남아 있다.[각주:2]


이렇게 전공 필수 과목의 수강을 제한하고 졸업이 늦어지더라도 학부생이 할 수 있는 일은 사실상 없는 것이나 마찬가지이다. 학생들은 학내 교직원들의 처우나 안위에 아무런 영향도 끼칠 수 없고, 교과목 개설 및 수강신청 인원 결정 과정에도 참여할 수 없기 때문이다.

어떤 과목을 전공 필수로 지정해놓은 것은 해당 학문을 배우는 데에 있어서 그 과목을 수강하는 것이 필수적이라 판단하였기 때문인데, 단지 실습실 자리가 모자라고 교수의 시간이 부족하다는 이유만으로 필요한 강좌를 수강하지 못하게 한다는 것은 합리적인 조치라 보기 어렵다.

다음 학기부터는 이러한 상황이 변하기를 바라는 마음에, 이번 학기에 이루어졌던 학교 측의 미숙한 대처를 이렇게나마 기록해 둔다.

  1. 수강신청 정원을 초과하더라도, 담당교수의 승인을 받아 해당 과목을 수강하게 하는 서류 [본문으로]
  2. B 교수는 외국인인 데에다 목소리가 매우 작고 발음이 알아듣기 어려워, 학생들 사이에서 "수업 듣기를 포기하고 혼자 공부하게 만드는 교수", "기피해야 하는 교수"로 정평이 나있다. [본문으로]

무엇이 문제인가

애플은 구형 아이폰(iPhone 6, iPhone 6 Plus, iPhone 6s, iPhone 6s Plus, iPhone SE)의 배터리 상태가 일정 수준 이하로 하락했을 경우, CPU 최대 클럭을 낮추는 조치를 iOS 10.2.1부터 적용했다. 이후 iOS 11.2를 통해 이 기능이 iPhone 7과 iPhone 7 Plus에까지 확대되었다.

배터리게이트에 관한 오해

이번 사건과 관련하여 사람들이 가장 많이 오해하는 것은, 애플이 신제품 판매를 촉진하기 위해 구형 아이폰의 속도를 떨어뜨렸다는 것이다. iOS의 성능 제한이 적용되는 기기는 아이폰 6 ~ 아이폰 7이며 현재 애플의 최신 모델은 아이폰 8 및 아이폰 X이므로, 성능이 제한된 기기는 모두 구형 모델이다. 그러나 구형 모델이라고 해서 모두 성능이 제한되는 것이 아니라 배터리 상태가 일정 수준 이하인 경우에만 성능이 제한된다. 

만약 신제품 판매를 위해 성능을 제한하는 것이었다면 일부가 아닌 구형 기기 전체의 성능을 일괄적으로 제한했을 것이다. 애플은 자사 홈페이지를 통해 "우리는 고객의 제품 업그레이드를 유도하기 위해 Apple 제품의 수명을 의도적으로 단축시키거나 사용자 경험의 질을 떨어뜨린 적이 단 한 번도 없으며, 이러한 일은 앞으로도 절대 없을 것이라는 점을 분명히 밝힙니다."라고 명시했다.[각주:1]

배터리 소송에 관하여

법무법인 한누리는 아이폰 성능 제한으로 피해를 입은 사람들이 있다며 집단 소송에 참여할 사람을 모집하고 있다. 이다비 조선일보 기자에 따르면 2017년 12월 31일 기준으로 집단 소송에 참여하는 사람은 18만 명에 달한다.[각주:2] 집단소송 참가자 모집을 위한 홈페이지(http://survey.onlinesosong.com)에 들어가 보면 비교적 간단한 양식 입력만으로 소송 참가 의사를 밝힐 수 있다. 그러나 이 과정에서 사건 수임료를 납부하지 않아도 되므로, 실제 소송 진행을 위해 참가비를 납부하는 과정이 진행될 경우 참가자 수는 훨씬 줄어들 것으로 예상된다.

한편 아이폰과 관련한 집단소송을 보고 있노라면 이전의 위치정보 저장 집단소송을 생각하지 않을 수 없다. 지난 2011년 법무법인 미래로는 애플이 아이폰 사용자의 위치정보를 무단으로 수집함으로써 아이폰 사용자에게 정신적인 피해를 끼쳤다며 손해배상을 청구하는 소송을 냈다. 아이폰 사용자 약 2만 7천 명이 참가한 이 소송은 원고 패소했고, 299명만이 참가한 항소심에서도 패소했다.[각주:3] 애플이 위치정보법을 위반한 것은 사실이나, 그로 인해서 사용자에게 피해가 유발되지는 않았다는 이유에서다.

이번 배터리 관련 집단소송도 유사한 결과가 나올 것으로 예상된다. 법무법인 한누리는 아이폰 집단소송 홈페이지를 통해 애플이 "아이폰의 성능저하에 따른 피해, 저렴한 배터리 교환보다는 신형 아이폰 구매를 함에 따른 손해를 야기"했다고 주장한다. 그런데 CPU 최대 클럭을 낮춤으로서 구체적으로 어떠한 피해가 발생했는지, 그리고 신형 아이폰 구매와 성능 제한 간에 어떤 연관성이 존재하는지를 밝히는 것은 매우 어려운 일이다. 애플에 따르면 iOS의 성능 제한 기능은 아이폰의 꺼짐 현상을 방지하기 위한 것인데, 성능이 제한된 상태로나마 아이폰을 계속 사용하도록 조치하는 것이 아예 아이폰을 꺼지게 놔두는 것보다는 사용자에게 피해를 덜 입히는 방법이다. 또 오래 된 휴대폰의 성능이 낮아졌으므로 새로운 휴대폰을 구입하는 것은 사용자의 판단에 따른 선택일 뿐, 휴대폰 제조사가 이에 관해 휴대폰 구입 비용을 보전해야 한다고 하는 것은 억지 주장에 지나지 않는다. 박은정 테크플러스 에디터는 과거 <아이폰 '무한로딩' 겪어보니... 애플 "우리 책임 아니다">라는 글을 통해 아이폰의 문제로 새로운 휴대폰을 구입해놓고 애플 상담원에게 전화를 걸어 그 비용을 보전하라고 요구하다가 퇴짜를 맞기도 했다.[각주:4]

  1. 고객에게 전하는 메시지 (애플, 2017.12.28) https://www.apple.com/kr/iphone-battery-and-performance/ [본문으로]
  2. "배터리 유상교체?"...애플 보상책 내놔도 국내 집단소송 희망자 18만명 (조선일보 2017.12.31) http://biz.chosun.com/site/data/html_dir/2017/12/31/2017123100465.html [본문으로]
  3. 아이폰 '위치정보 집단소송' 항소심도 원고 패소 (중앙일보 2015.11.05) http://news.joins.com/article/19013952 [본문으로]
  4. 아이폰 '무한로딩' 겪어보니... 애플 "우리 책임 아니다" (테크플러스 2017.12.4) https://blog.naver.com/tech-plus/221155180999 [본문으로]

얼마 전, 대법원은 조현아 전 대한항공 부사장이 항공보안법을 위반하지 않았다는 판결을 내렸다. 항공보안법의 항로변경죄는 운항중인 항공기의 항로를 변경한 경우에만 처벌하도록 되어 있는데, 공중이 아닌 지상에서 운항중인 항공기를 탑승구로 복귀시킨 것은 '항로'를 변경한 것이 아니라는 이유에서다. 대법원이 항로의 의미를 하늘길로 한정한 데에는 다음과 같은 이유가 있다.

1. 죄형법정주의

죄형법정주의에 따르면 범죄와 형벌은 법률로써 규정되어 있어야 하고, 이를 자의적으로 확대해석하여 처벌을 내리는 것은 금지된다. 이는 국가권력으로부터 개인의 자유와 권리를 보호하기 위함이다. 따라서 이 사건에서의 '항로' 또한 같은 원리가 적용되어야만 한다.

2. 사전적 정의

국립국어원 표준국어대사전은 항로를 '항공기가 통행하는 공로(空路)'로 정의하고 있다. 따라서 지상에서 운항중인 항공기를 탑승구로 복귀시킨 것은 항로를 변경한 것이 아니다.

3. 다른 법률과의 관계

구 항공법이 항공안전법으로 바뀌면서 '운항하려는 항로'를 '운항하려는 항공로'로 바꾼 기록이 남아 있다. 따라서 항로는 공중의 의미를 내포하고 있다.

4. 지상에서의 운항을 의미한다는 근거 미비

항공보안법의 전신인 구 항공기운항안전법의 법사위 회의록 및 항공기운항안전법 제정의 이유인 국제협약 3종(도쿄 협약, 헤이그 협약, 몬트리올 협약)의 내용을 살펴보았을 때, 지상에서 운항하는 항공기의 경로를 변경하는 것을 처벌하려는 의도를 찾아볼 수 없다.


대법원은 조현아 전 부사장의 행위가 매우 위험하다는 것을 인정하면서도, 처벌의 필요성만으로 죄형법정주의 원칙을 후퇴시킬 수는 없다고 보았다. 따라서 조 전 부사장은 항공보안법위반 부분에 대하여 무죄 판결을 받았고, 다만 강요나 업무방해 등으로만 처벌받게 되었다.

게임

레벨 240 달성

2017. 12. 20. 16:48

얼마 전 레벨 240을 달성했다. 레벨 230이 된 이후로 무려 1년이 넘게 걸렸다.

레벨 240을 달성한 현재 스탯 공격력은 1600만, 주스탯은 30,000, 템셋은 대부분이 21성 레전드리다.


2016년 11월 경 블로그에 쓴 글에 따르면 당시 레벨은 230, 스탯 공격력은 750만, 주스탯은 18,000, 템셋은 전부위 17성 유니크 이상이었다. 또 우르스와 쿰돌로 메소를 수급한다고 되어 있었다.

2016/11/11 - [게임] - 메이플 근황

너무 오래 전이라 기억은 잘 나지 않지만, 당시에는 더이상의 스펙업이 불가능하다고 생각했던 것 같다. 18성부터는 스타포스 강화의 '파괴방지' 옵션이 비활성화되므로 함부로 도전하기 어렵고, 유니크에서 레전드리로 등급을 올리는 데에는 평균 20억 메소가 필요하다. 게다가 만족할 만한 옵션을 얻는 데에는 추가적인 비용이 드는 상황이었다.

그런데 '보돌팟'이 등장하면서 상황이 달라졌다.

리부트 월드가 등장한 이후로 이곳 사람들의 메소 수급처는 줄곧 사냥이었다. 장신구의 잠재옵션에 '메소 획득량 증가'를 띄우고, '스카이라인 올라가는 길' 등 인기 사냥터에서 수 시간을 사냥하며 메소를 수급하는 방식이었다. 이러한 방식으로는 시간당 1억 메소를 조금 넘게 벌어들이는 게 고작이었으며, 따라서 서버 내 고스펙 유저일수록 레벨이 220, 230 등으로 매우 높은 편이었다.

그러나 2016년 중순 '메소 패널티'로 인해 변화가 생겼다. 캐릭터의 레벨이 몬스터의 레벨보다 5 이상 높을 경우 메소를 덜 획득하도록 개편된 것이다. 스카이라인 올라가는 길의 몬스터들은 레벨이 212, 216에 불과하므로 이미 220을 넘어버린 사람들은 더이상 이곳을 이용할 수 없게 되었다. 이로 인해 고렙 유저들은 울며 겨자먹기로 세계수의 '상단 오른쪽 줄기' 등 고렙 몬스터가 등장하는 곳을 이용할 수밖에 없었고, 이마저도 몬스터와 레벨 차이가 생기지 않도록 236 레벨이 되면 자살을 하는 방식으로 경험치를 깎아내곤 했다.

V패치(5차 전직 패치)가 등장하면서 리부트 월드의 메소 수급에는 또다른 변화가 생기게 된다. 강화 코어를 통해 기존 4차 스킬의 데미지를 2배까지 끌어올릴 수 있게 되었고, 이외에도 신규 5차 스킬이 등장하면서 유저들의 스펙이 엄청나게 상승한 것이다. 이로 인해 사람들이 기존에는 쉽게 잡을 수 없었던 하드 힐라 등 까다로운 보스들을 혼자서도 쉽게 격파하게 되었다.

그러한 배경을 바탕으로 '보돌팟'이 등장했다. 보돌팟이란 6명이 모여서 1명의 격수와 5명의 먹자가 파티를 맺은 후 일일 보스(핑크빈, 힐라, 반레온, 아카이럼, 매그너스)를 격파해서 얻는 메소를 나누어 먹고, 이를 총 6회 반복하는 방식으로 이루어진다. 

보돌팟을 이용하면 1개의 격수 캐릭터만 갖고도 마치 6개의 격수를 가진 것처럼 많은 메소를 벌어들일 수 있었다. 당시 메이플스토리의 보스는 보스 특유의 보상 외에도 상당히 많은 메소를 드롭했고, 이 메소는 격수 혼자서 먹으나 여러 사람이서 같이 먹으나 각각의 사람이 얻는 양은 별다른 차이가 없었기 때문이다. 즉 여러 사람이서 같이 먹을 수록 서로 이득이었다. 또한 보스가 드롭하는 메소는 사냥 때와 마찬가지로 '메소 획득량' 옵션의 영향을 받았다. 격수 한 명만 메소 획득량을 갖고 있어도 나머지 5명의 먹자도 그 혜택을 동일하게 누릴 수 있었다. 무엇보다도 보스에게는 메소 패널티가 적용되지 않았다.

보돌팟을 한 번 돌리는 데에 드는 시간은 고작 50~60분에 불과하지만, 이로 인해 얻는 메소는 5억~6억에 달했다. 보돌팟은 단숨에 1순위 메소 수급처로 등극했고, 어떤 사람들은 격수 캐릭터를 2개 이상 만들거나 다른 사람의 메이플 계정을 현금으로 구입해서 격수로 활용하는 등 하루 서너 개의 보돌팟을 돌리며 수십 억을 벌어들이기도 했다.

보돌팟은 2017년 8월 보스 리워드 패치로 인해 사라졌지만, 많은 사람들의 스펙업에 엄청난 기여를 하였으며 리부트 월드에 수많은 '엔드 스펙' 유저들을 양산하는 계기가 되었다. 레벨을 10 올리는 데에 1년이 넘게 걸리는 나 같은 경우도 보돌팟을 통해 상당한 스펙업을 할 수 있었다. 보돌팟이 한창 활성화되었을 2017년 상반기 무렵에는 인소야닷컴 리부트 월드 게시판 등 각종 커뮤니티에 보돌팟의 정당성에 관한 논쟁이 벌어졌고, 어떤 사람들은 이를 수정해달라며 메이플 측에 문의를 하기도 했다.

보스 리워드 패치가 마무리된 지금, 리부트 월드의 메소 수급처는 다시 사냥으로 되돌아갔다. 예전에는 '스카이라인 올라가는 길'과 '상단 오른쪽 줄기'가 인기 사냥터였다면, 지금은 '동굴 아랫길'과 '그날의 트뤼에페 4'가 인기 사냥터를 담당하고 있다. 이곳 사냥터에서 얻는 메소는 시간당 2억 내지 3억 정도로 이전보다 훨씬 높아졌지만, 보돌팟의 효율에는 미치지 못한다.

내일 적용될 V Care 패치가 이루어지면 레벨 240이 사실상의 만렙이 된다. 레벨 240부터는 레벨업을 위한 경험치량이 6천 억 정도로 매우 높아진다. V Care로 인해 메소로 2개의 코어 슬롯을 개방할 수 있으므로, 245와 250 때에 차례로 개방되던 슬롯을 240때 둘 다 개방할 수 있게 된다. 만렙(250레벨)을 찍어도 모자랐던 매트릭스 포인트가, 테스트 클라이언트 1.2.061 패치로 인해 240만 되어도 충분하고도 남을 정도가 되었다. 향후 어떤 패치로 인해 레벨업의 메리트가 생길는지는 모르겠으나, 당분간 레벨업은 중단할 계획이다.

최근 한 달 간 인터넷은 배우 유아인으로 인해 시끄러웠다. 유아인이 '애호박'과 관련하여 트위터에 남긴 글로 인해 촉발된 설전이, 페미니즘 및 메갈리아와 관련한 논쟁으로 확장되었기 때문이다. 

2017년 11월 18일, 트위터 이용자 @konnyakupeach는 "유아인은 20m 정도 떨어져서 보기엔 좋은 사람, 친구로 지내라면 조금 힘들 것 같은 사람. 냉장고를 열었는데 덜렁 하나 남은 애호박이 내게 '혼자라는 건 뭘까?' 하며 코 찡긋할 것 같음"라는 트윗을 남겼다.[각주:1] 이 트윗은 트위터 이용자들에게 많은 공감을 얻으며 리트윗, 마음을 통해 퍼져나갔다.

같은 날, 유아인은 본인의 트위터 계정(@seeksik)을 통해 위의 트윗을 인용하여 "애호박으로 맞아봤음?(코찡끗)"이라고 첨언했다.[각주:2] 이후 본인의 트윗을 스스로 캡처하여, "힘들진 않은데 진짜 저러긴 하잖아....^^🔪"라고 말하기도 했다.[각주:3]

이러한 유아인의 발언에 대해 몇몇 트위터 이용자들의 비난이 쏟아졌다. 그가 남긴 글이 지나치게 폭력적이라는 이유 때문이었다. 이 중 트위터 이용자 @MinsunDo88의 "곤약이 일반인분 그냥 친해지기 힘들것같다 그냥한말인데 애호박으로 때린다니..한남돋는다ㅋ 악플도 아닌데 검색해서 일반인저격 찌질돋아"라는 트윗[각주:4]에 대해서는 "그냥 한 말에, 그냥 한 말씀 놀아드렸는데 아니 글쎄 한남이라녀(코찡긋) 잔다르크돋으시네요. 그만 싸우고 좀 놉시다. 싸우며 놀기 즐기시는거 이해는 합니다만^^ 소중한 한글 맞춤법은 지켜가면서요. 가나다라마바사위아더월드."라고 직접 답글[각주:5]을 달기도 했다. 또한 그러한 비판에 대해 "애호박드립에 애호박드립으로 성별 모를 영어 아이디님께 농담 한마디 건냈다가 마이너리티리포터에게 걸려 여혐한남-잠재적 범죄자가 되었다. 그렇다. 이곳에 다시 나타나는 게 아니었다. 애호박-현피로 이어지는 발상의 전환이 참으로 아름답고 자유로운 이 세계🐣"라며[각주:6] 논란을 일축했다. 이후 유사한 내용으로 유아인을 비판했을 것으로 추정되는 사람에게는[각주:7] 아래와 같은 트윗을 남기기도 했다. ▼

https://twitter.com/seeksik/status/931822508508045313

5일 후인 2017년 11월 23일, 유아인은 "유아인에게 조용히 하라고 말하는 사람들의 잘못 중 하나는 타인의 볼 권리를 침해한다는거다. 그들은 뮤트를 눌러 그의 글을 보지'않을' 권리를 가질 수 있지만, 그들이 요구하는 대로 그가 글을 쓰지 않으면 나는 볼 수가 '없'다. 그의 글을 보지 '않는' 것과 볼 수 '없는' 것은 완전히 다른 문제다."라는 트윗[각주:8]을 리트윗했다.

이틀날인 11월 24일, 유아인은 본인과 관련된 논란들에 대해 "좋은 방법 하나 알려줄께. 내가 보기 싫으면 안보면 돼."로 시작하는 글을 남기기 시작했다. ▼

위의 사진에서 볼 수 있듯이 그 밑에는 수백 개의 답글들이 달려 있다. 유아인은 수많은 답글들에 일일이 답하기 시작했다. 수십 개에 달하는 답글 중에는 "여성이니까 여성 인권에만 힘쓴다는 말은 남성들에게 남성이니까 남성 인권에만 힘쓰라는 말과 같습니다. 타인의 이해와 존중을 원한다면, 개인에 매몰되지 말고 타인을 존중하며 함께하라는 말씀-드렸던 겁니다"[각주:9], "증오를 포장해서 페미인척 하는 메갈짓 이제 그만"[각주:10]도 포함되어 있었다. ▼

이후 유아인은 "나의 전투력이란... 일당백 아니고 백명에게 집단 구타를 당하면서도 살아남는 나의 정신력이란...! 너희가 나를 훈련시켰구나! 진심으로 감사하다-"[각주:11], "50분 동안 이곳에서 내가 한 일의 가치를 부디 알아주시길! 그럼 이만 불금!"[각주:12] 등의 글을 남기며 답글 달기를 중단했다. ▼

11월 25일, 부산일보 조경건 에디터는 일간베스트와 오늘의유머 등 남초 커뮤니티가 하나같이 유아인을 옹호하고 나섰다고 전했다. 오늘의유머 회원들은 유아인의 발언을 명언이라며 추켜세웠고, 유아인의 병역면제와 진보적 성향을 문제삼던 일간베스트 회원들도 유아인을 '킹아인'이라 부르기 시작했다는 것이다. 이외에 '웃긴대학', '에펨코리아', '디젤매니아' 등 다른 커뮤니티도 유아인의 편을 들고 나섰으며 이 과정에서 여성혐오적 발언들이 쏟아졌다고 조 에디터는 지적했다.[각주:13]

11월 26일, 유아인은 본인의 페이스북에 "나는 ‘페미니스트’다."로 시작하는 글을 남기고[각주:14], 이를 트위터에 링크했다. 페이스북 글에는 본인이 대구의 막내아들로 태어났으며 "‘차별적 사랑’을 감당하며 살았다"는 내용 등이 적혀 있었다. 

이 날 유아인은 박우성 영화평론가에게 같은 내용의 글을 링크하며 "반박이 아닌 저의 마음을 전합니다."라고 말하기도 했다.[각주:15] 박우성 영화평론가는 '애호박게이트'가 처음 발생했을 당시부터 일관적으로 유아인을 비판해 왔으나, 유아인은 트위터 유저들에게 수많은 답글을 남기면서도 유독 박우성에게만은 별다른 이야기를 않고 있었다.

https://twitter.com/filmisindanger/status/931837759681060864

11월 27일, 유아인은 트위터에서 설전을 이어나갔다. 그는 본인을 비판하는 사람들을 "익명의 폭도"라고 주장하며, 본인의 피해를 증명하기 위해 "진단서 끊고 피해 사실을 밝히"라고 말했다. 또한 그는 "익명 보장"과 "신변 보호"를 약속하며, 피해 사실을 수집하여 소속사로 알리라고 요구했다. ▼

https://twitter.com/seeksik/status/934991251438387205

그는 "그리고 정싱적 사고와 인격을 가진 모든 여성분들께 호소합니다. 부당한 폭도의 무리가 ‘여성’의 명예와 존엄함을 먹칠하는 현재의 상황을 방관하지 마십시오."라고도 덧붙였다. ▼

https://twitter.com/seeksik/status/935003641638928384

이 날 오마이뉴스 김준수 기자는 유아인이 페미니스트를 자처하면서도 '진정한 여성'과 그렇지 않은 여성을 나누는 등 남성 중심적인 사고방식에 빠져 있다고 비판했다.[각주:16] 유아인은 이 기사에 대해서는 별다른 입장을 내놓지 않았다.

한편 여성신문 강푸름 기자는 유아인이 "여성들의 문제제기를 ‘자신을 향한 혐오’로 이해하며 ‘메갈짓’으로 낙인 찍으면서도 ‘페미니스트’를 자임하는 모순적 태도"를 갖고 있다고 비판했다.[각주:17]

11월 28일, 공감과성장 김현철 정신건강의학과의원 김현철 전문의는 본인의 트위터(@AlainNolan)를 통해 유아인이 '경조증'에 해당한다며, "내년 2월이 가장 위험하다"라고 주장했다.[각주:18] 이에 대해 유아인은 인스타그램에 "광기의 집단이 사상 검열을 통해 개인과 반대 세력을 탄압하고, 심도 있는 접근으로 인간의 정신세계에 접근해야 할 정신과 의사들이 부정한 목적으로 인간 정신을 검열하며 반대세력을 강제수용하고 숙청하며 인권을 유린한 오만과 광기의 폐단이 근현대사에서 어떠한 폭력으로 펼쳐졌고 오늘날 우리는 그러한 일들을 어떻게 평가하는지 잘 살펴 보시고 시대정신을 상기하시길 바란다"라며 강하게 반발했다. 이후 김현철 전문의는 해당 글을 삭제했다.

한편 유아인은 박우성 영화평론가에 대해 법적 대응을 시사했다. 그는 박 평론가의 글이 '범죄'라고 주장했다. ▼

https://twitter.com/seeksik/status/935598630479716352

https://twitter.com/seeksik/status/935565867261116416


11월 29일, 아이즈 강명석 기자는 유아인이 페이스북에 남긴 페미니스트 선언글을 비판했다. 유아인은 페미니스트를 자처하면서도 정작 페미니즘의 주체인 여성들의 의견을 무시하고, 본인이 경험하고 인정한 것만 페미니즘이라 주장한다는 것이다.[각주:19] 

같은 날 오마이뉴스 권미현 기자는 유아인의 '애호박' 발언이 여성을 향한 폭력에 무지함을 드러내며 '진정한 여성'과 그렇지 않은 여성을 나누려 드는 것은 성차별적이라고 비판했다.[각주:20]

12월 1일, 최민우 중앙일보 정치부 차장은 "유아인의 패배를 언급하는 이, 이제 없다"고 주장했다. 그는 유아인과 트위터 이용자들의 설전에 대하여 "한 젊은이가 온몸 던져 왜곡된 집단의식과 일전을 불사했다"고 평가하며 이를 통해 언론이 여론의 눈치를 보고 있는 현실을 비판했다.[각주:21]

같은 날 위근우 칼럼니스트는 유아인이 스스로 페미니스트라고 선언했으면서도 본인을 비난하는 사람들을 "'메갈짓'을 하는 '폭도'로 규정했다"고 비판했다. 유아인은 '폭도' 발언을 통해 메갈리아를 둘러싼 페미니즘 논란에 대해 무지함을 스스로 드러냈으며, 도리어 안티 페미니스트들에게 힘을 실어주었다는 것이다.[각주:22]

이 날 카이스트 정재승 바이오및뇌공학과 교수는 본인의 트위터에 아이즈 강명석 기자의 글[각주:23]과 위근우 칼럼니스트의 글[각주:24]을 링크했다.

한편 오마이뉴스 권보경 기자는 유아인 사태가 "유아인 죽이기로 이어지는 것 같다"고 주장했다. 진보적 지식인들이 젠더권력을 이유로 메갈리아의 '미러링'을 옹호하는 과정에서 유아인과 같은 담론권력의 피해자들을 양산하고 있다는 것이다.[각주:25] 유아인은 이 글을 본인의 트위터에 링크했다.[각주:26]

12월 2일, 유아인은 본인의 페이스북에 글 하나를 공유했다.[각주:27] 그가 공유한 글은 페이스북 이용자 홍대선이 올린 것으로, 강명석의 글 <유아인이 허락한 페미니즘>이 유아인을 향한 인신공격으로 점철되어 있다고 비판하는 내용이다. 유아인은 이 글을 공유하면서 페이스북에는 "'글'을 '펌"이라고, 트위터에는 "강명석님 보세요"라고 첨언했다.[각주:28]

12월 3일, 유아인은 트위터에 "전면전을 시작합니다."라는 내용의 글을 남겼다. ▼

https://twitter.com/seeksik/status/937299775493255168

이 날 유아인은 인스타그램에 "유아인씨 응원합니다."라는 댓글을 찍어 올리고[각주:29], 트위터에 이를 링크하여 "응원 감사합니다. ‘화이팅’하겠습니다."라고 남겼다.[각주:30]

이후 유아인은 여성신문 기사 <자칭 ‘페미니스트’ 유아인씨, 당신이 ‘페미니즘 감별사’인가요?>에 대하여 "테러리스트 감별사지요. 페미니스트는 누구라도 하지요. 맞았으니 아프지요. 아프니까 정당하게 대응하겠습니다. 정상적으로 하겠습니다. 당신들 처럼 폭력으로 미러링 안하고요. 실체하는 폭력도, 복사 붙여넣기 된 폭력도 다 박살내겠습니다."라고 말했다. ▼

https://twitter.com/seeksik/status/937335743067840515

같은 날 홍승희 예술가는 페미니즘과 관련하여 유아인과 같은 남성들이 피해자의 위치를 점유하고 페미니즘을 자의적으로 해석하며 이를 통해 오히려 여성들을 억압하려 든다고 비판했다.[각주:31]

12월 5일, 이선옥 출판기획자는 유아인이 "대중의 공격성과 폭력성, 인터넷에서 벌어지는 조리돌림의 폐해"에 대해 지속적으로 호소하고 있음에도 불구하고, 진보논객들이 이를 무시하고 페미니즘을 토대로 유아인을 비판한다는 점을 지적했다.[각주:32] 유아인은 이 글을 본인의 트위터에 링크했다.[각주:33]

12월 7일, 이선옥 출판기획자는 본인의 홈페이지에 올렸던 글과 같은 내용의 글을 오마이뉴스 기사로 내보냈다.[각주:34] 유아인은 이 글을 링크하며 "내가 알던 ‘오마뉴’는 이러합니다. 상식적이고 인간적이고 그래서 진보적인. 반갑습니다."라고 첨언했다.[각주:35]

또 유아인은 리얼뉴스 박가분 기자의 <셀러브리티 페미니즘과 페미니스트의 자기기만>이라는 글을 링크했다.[각주:36] 이 글은 지난 2017년 4월 24일에 올라온 것으로, 일부 페미니스트들이 "개개인의 솔직한 발언을 검열하고 사상검증을 하면서 그 무수한 논란을 만들어"낸다고 비판하며 페미니스트 상당수가 "허구적인 진영논리에 중독"되어 있다고 주장하고 있다.

텍사스크리스천대학교 강남순 브라이트신학대학원 교수는 유아인의 페미니스트 선언에 대하여, 유아인이 페미니스트인지 아닌지에 관해 논쟁하는 것은 소모적이라고 주장했다. 강 교수는 페미니즘을 "성차별을 포함한 다층적 차별 구조를 넘어서고자 하는 정치적 견해로 보아야 한다"고 주장하면서, 유아인이 성차별의 '뿌리 문제'를 분명하게 인식하고 있다고 지적했다.[각주:37]


'애호박게이트'를 둘러싼 논쟁들은 상당히 여러 가지 쟁점들이 복합적으로 얽혀 있다. 유아인이 최초로 올린 글이 여성혐오적인지 아닌지에 관한 논란은 이제 애호박게이트를 대하는 사람들은 물론이고 유아인 본인조차 중요하게 여기지 않는 듯 보인다. 실제로 유아인을 옹호하거나 비판하는 위의 칼럼들 대부분은 그의 페미니스트 선언이나 인터넷에서의 비난을 쟁점으로 삼고 있다.

유아인은 페이스북 글을 통해 스스로 페미니스트임을 밝혔다. 그러면서 그는 본인의 개인적인 가정사를 근거로 제시했다. 보수적인 대구 지역에서 두 명의 누나를 둔 막내아들로 태어나, '차별적 사랑'을 감내하며 살았다는 것이다. 작은누나의 이름이 다음에는 아들을 낳으라는 뜻의 '엄방울'로 지어졌다든지, 제삿상을 차릴 때 어머니에게만 각종 가사노동이 부여되는 것을 보고는 "페미니스트가 아니고서 뻔뻔하게 살아갈 재간이 없다"고 유아인은 주장한다.

하지만 유아인의 페미니스트 선언은 역설적으로 유아인이 페미니즘에 대해 갖고 있는 인식의 한계를 명확히 보여준다. 유아인의 페미니즘은 유아인 본인의 개인적인 경험이라는, 굉장히 허술한 근거를 바탕으로 하고 있기 때문이다. 그는 본인의 이름 석 자에 담긴 뜻이라든지 본인의 '자아 찾기' 과정 등 본인과 관련된 모든 것에 아주 커다란 의미를 부여하면서, 본인의 어릴 적 가정사를 통해 여성차별이라는 사회구조적 문제를 너무나도 쉽게 도출해낸다.

유아인이 이야기하는 가사노동은 수많은 페미니스트들이 아주 오랜 시간 동안 제기해온 여러 문제들 중 극히 일부에 지나지 않는다. 페미니즘은 가사노동뿐만 아니라 젠더 폭력, 임금 차별, 강간 문화, 성적 대상화 등 여성을 향한 차별 일체에 대해 꾸준하게 문제를 제기하고 있다. 유아인의 "애호박으로 맞아봤음?"은 이 중 젠더 폭력과 관련하여 문제가 제기된 것이다.

그러나 유아인은 본인이 인식하는 '페미니즘' 바깥의 페미니즘에 대해서는 극도로 공격적인 태도를 보인다. 페미니스트 유아인은 "애호박으로 맞아봤음?"이 폭력적이라는 비판에 대하여, 상대방을 "피해의식에 장아찌 되신 거"라고 비하했다. 그는 본인의 행동이 '한남'스럽다는 반응에 대해서는 "증오를 포장해서 페미인척 하는 메갈짓 이제 그만"이라고 응수했다. 페미니스트 선언문에서는 "성가시게 유행하는 가상세계에서의 그 ‘페미니즘’"이라며 메갈리아 논란을 일축하기에 이르렀다.

이는 남성으로서 겪은 개인적 경험을 토대로 페미니스트에 이르게 된 유아인의 근본적인 한계를 단적으로 보여준다. 유아인은 본인이 경험하고 본인이 인정한 페미니즘만을 페미니즘으로 여기고, 이에 벗어난 모든 것을 '메갈짓', '폭도'로 규정한다. 그는 페미니스트를 자처하면서도 낙태죄 폐지나 TERF 논란, 성중립 화장실 등 페미니스트들이 최근 이야기해온 주제에 대해서는 일절 말하지 않는다. 다만 본인을 비판하는 여성신문이나 박우성 평론가 등을 고소하겠다고 말할 뿐이다.

물론 남성이라고 해서 페미니스트가 될 수 없다는 것은 아니다. 페미니즘이 주로 다루는 젠더 폭력이나 임금 차별과 관련하여 수많은 사람들의 논문이나 통계 자료, 언론 기사 등을 성별에 관련 없이 쉽게 접할 수 있다. 하지만 유아인이 페미니스트로서 이러한 노력을 기울였다는 근거를 현재는 찾아볼 수 없고, 설령 그가 그러한 노력을 했다 하더라도 페미니즘의 주체인 여성들의 행동을 '폭도'로 깎아내린 것이 정당화될 수는 없다.

한편 오마이뉴스 권보경 기자와 이선옥 출판기획자는 유아인에게 쏟아지는 비판을 근거로 유아인을 옹호하고 나섰다. 권 기자는 나치를 예로 들면서 지식인들이 '폭력적 미러링'을 용인하며 '담론권력의 횡포'를 부리고 있다고 주장한다. 이 출판기획자도 트위터에 올린 글로 인해 직장을 잃은 저스틴 사코의 예를 들며 진보논객들이 유아인을 향한 조리돌림을 무시하고 있다고 비판한다.

하지만 진보적 지식인들과 트위터 이용자들이 유아인을 비판하는 것이 구체적으로 유아인에게 어떠한 피해를 유발하는지에 대해 그들은 말하지 않는다. 권보경 기자가 예로 든 나치는 유태인들을 수용소에 가두어 놓고 학살했으나, 이번 애호박게이트에서 페미니스트들은 유아인의 털끝 하나도 건드리지 않았다. 이선옥 출판기획자가 예로 든 저스틴 사코는 직장에서 해고당했으나, 유아인은 현재 영화 <버닝> 촬영을 정상적으로 진행중이며 최근 영화 <국가부도의 날> 출연도 확정되었다. JTBC 박정선 기자에 따르면 유아인은 SNS 설전 이후로 군 면제로 인한 '비호감' 이미지를 탈피했으며 페미니즘과 관련한 논쟁을 주도하는 인물이 되었다. 업계는 그의 최근 행동에 대해 '손해 본 장사는 아니다'라고 평가했으며 유아인은 차후 <버닝>으로 칸영화제에 초청받을 가능성이 크다. 영화계 관계자는 "여전히 유아인에게 많은 시나리오가 향하고 있다"라고 전했다.[각주:38]

더구나 권 기자와 이 출판기획자가 말하는 '담론권력의 횡포'나 '조리돌림'은 오히려 이러한 상황에서 유아인을 비판하는 근거로 쓰여야 옳다. 이미 2016년에 김자연 성우가 메갈리아 티셔츠로 인해 클로저스 팀에서 하차한 일이 있었기 때문이다. 이번 유아인 논란과 관련해서도 SBS라디오의 한 작가가 인스타그램에 "방금 너 때문에 여성 인권이 한 50년 쯤 후퇴했다"는 내용의 글을 올리고 한서희를 팔로우했다가 결국 프로그램에서 하차하게 되었다.[각주:39] 이처럼 공개적으로 페미니즘을 지지하는 사람들이 번번히 직장을 잃거나 일상 생활에서 불이익을 받는 사례들이 나오고 있음에도 불구하고, 그들은 유아인에게 쏟아지는 인터넷에서의 비판들을 문제삼을 뿐 이러한 사례들에 대해서는 일절 언급하지 않는다. "생리 휴가는 사용 당일 착용한 생리대를 직장 여자 상사 또는 생리휴가감사위원회(가칭)에 제출하고 사진 자료를 남기면 된다"고 주장한 KBS 남성 기자는 여전히 직장 생활을 이어나가고 있으며[각주:40], 유아인 또한 남초 커뮤니티의 비호와 본인의 젠더 권력을 바탕으로 배우로서의 삶을 계속해나가고 있다. 그간 사소한 논란으로 사과문을 작성하거나 눈물을 쏟아내야만 했던 하연수, 설현, 지민 등과 대조된다.

유아인의 애호박게이트는 한국 사회가 페미니스트를 대하는 태도를 상징적으로 보여주는 사건이다. 유아인은 본인만의 페미니즘의 기준을 제시하고 네티즌들과 직접 언쟁을 벌였음에도 불구하고, 안티페미니스트와 보수논객의 찬사를 받으며 오히려 승승장구하기 시작했다. 차마 이 글에는 옮기지 못했으나 디씨인사이드, 인벤 등 대형 인터넷 커뮤니티에는 유아인을 비판하는 여성들의 외모를 비하하는 표현들이 가득 올라왔다. 유아인은 이 모든 일의 장본인이다.

  1. 유아인, SNS서 네티즌과 설전 "여혐? 제발 너네 인생 살아" (SBS 뉴스) http://news.sbs.co.kr/news/endPage.do?news_id=N1004500914&plink=COPYPASTE&cooper=SBSNEWSEND [본문으로]
  2. https://twitter.com/seeksik/status/931767553814228993 [본문으로]
  3. https://twitter.com/seeksik/status/931778642195070976 [본문으로]
  4. https://twitter.com/MinsunDo88/status/931782428942770176 [본문으로]
  5. https://twitter.com/seeksik/status/931794099144769536 [본문으로]
  6. https://twitter.com/seeksik/status/931815225573105664 [본문으로]
  7. 현재 트위터 이용자 @Littlekiwi_twt의 계정은 비공개 상태로 그 내용을 확인할 수 없다. [본문으로]
  8. https://twitter.com/foxmegles/status/933830950202384384 [본문으로]
  9. https://twitter.com/seeksik/status/934061473101258753 [본문으로]
  10. https://twitter.com/seeksik/status/934068528566505472 [본문으로]
  11. https://twitter.com/seeksik/status/934070082514305024 [본문으로]
  12. https://twitter.com/seeksik/status/934060488421359617 [본문으로]
  13. '일베'부터 '오유'까지…유아인으로 하나 된 남성들 (부산일보) http://news20.busan.com/controller/newsController.jsp?newsId=20171125000065 [본문으로]
  14. https://www.facebook.com/hongsik.uhm.14/posts/1985718098308225 [본문으로]
  15. https://twitter.com/seeksik/status/934694292961898496 [본문으로]
  16. '애호박게이트' 유아인, 그 말만은 하지 말았어야 했다 (오마이뉴스) http://star.ohmynews.com/NWS_Web/OhmyStar/at_pg.aspx?CNTN_CD=A0002380607 [본문으로]
  17. 자칭 ‘페미니스트’ 유아인씨, 당신이 ‘페미니즘 감별사’인가요? (여성신문) http://www.womennews.co.kr/news/128288 [본문으로]
  18. 유아인, 경조증 진단한 정신과 의사에 돌직구 “정신 차리세요” http://news.joins.com/article/22164633 [본문으로]
  19. 유아인이 허락한 페미니즘 (ize) http://www.ize.co.kr/articleView.html?no=2017112822317255726 [본문으로]
  20. '애호박' 유아인씨, 전 '폭도'인가요 '진정한 여성'인가요? (오마이뉴스) http://star.ohmynews.com/NWS_Web/OhmyStar/at_pg.aspx?CNTN_CD=A0002380757 [본문으로]
  21. [최민우의 블랙코드] 유아인을 보며 언론을 돌아본다 (중앙일보) http://news.joins.com/article/22166121 [본문으로]
  22. [위근우의 리플레이]‘페미니스트’ 자처한 그대가 ‘남초’들의 지지를 받는 건 왜일까요? (경향신문) http://news.khan.co.kr/kh_news/khan_art_view.html?artid=201712011723005#csidxbc3e540c32fcfe5bea734646edfc600 [본문으로]
  23. https://twitter.com/jsjeong3/status/936525051247185920 [본문으로]
  24. https://twitter.com/jsjeong3/status/936523346833010689 [본문으로]
  25. 유아인을 지지하며: 누가 나를 '가짜여성'으로 규정하나 (오마이뉴스) http://www.ohmynews.com/NWS_Web/View/at_pg.aspx?CNTN_CD=A0002381845 [본문으로]
  26. https://twitter.com/seeksik/status/936661460721086464 [본문으로]
  27. https://www.facebook.com/hongsik.uhm.14/posts/1988369861376382 [본문으로]
  28. https://twitter.com/seeksik/status/936810895082110976 [본문으로]
  29. https://www.instagram.com/p/BcPceRpFlTM/ [본문으로]
  30. https://twitter.com/seeksik/status/937317924489924608 [본문으로]
  31. [2030 잠금해제] 내가 만난 유아인들 (한겨레) http://www.hani.co.kr/arti/opinion/column/821850.html?_fr=fb#cb%23csidx55850e889bbbbcba1ea990a88d34343#csidx270e527c0bb799ca8c4106ad3f47a21 [본문으로]
  32. 인터넷 조리돌림 피해자들의 육성 증언: 약자의 편에 서 있다고 생각하는 당신에게 (Women in Writing) http://singlesparks.net/xe/index.php?document_srl=6118&l=ko&mid=etc [본문으로]
  33. https://twitter.com/seeksik/status/937897058370859008 [본문으로]
  34. '유아인 대첩', 다른 시선에서 바라보기 (오마이뉴스) http://ojs7.ohmynews.com/NWS_Web/View/at_pg.aspx?CNTN_CD=A0002383780 [본문으로]
  35. https://twitter.com/seeksik/status/938725839432118272 [본문으로]
  36. https://twitter.com/seeksik/status/938745741949812736 [본문으로]
  37. 유아인은 페미니스트인가 (시사IN) http://www.sisain.co.kr/?mod=news&act=articleView&idxno=30713 [본문으로]
  38. SNS 설전 그 후… 유아인 손익계산서 (JTBC 뉴스) http://news.jtbc.joins.com/article/article.aspx?news_id=NB11556659 [본문으로]
  39. SBS ‘배텐’ 막내작가, 결국 프로그램 이동 (미디어오늘) http://www.mediatoday.co.kr/?mod=news&act=articleView&idxno=140226#csidx65f3dd28d8f75d7ba06e005c829a679 [본문으로]
  40. [단독] ‘일베 논란’ KBS 기자, 리포트 전파 탔다 (미디어오늘) http://www.mediatoday.co.kr/?mod=news&act=articleView&idxno=136087#csidx4817ea4d626d0ef9b5d744ab7661269 [본문으로]

최근 양심적 병역거부자에 대한 무죄 판결이 잇따르고 있다. 2017년 한 해 들어 벌써 36건의 무죄 판결이 내려졌다.[각주:1] 비록 36건 모두가 하급심의 판단이기는 하지만, 대체복무제 등 대안을 필요로 하는 목소리가 점점 높아지고 있다는 것만은 분명하다.

우리나라에서 최초로 양심적 병역거부자에게 무죄 판결이 내려진 것은 2004년이다. 당시 서울남부지방법원에서 근무하던 이정렬 전 부장판사는 여호와의 증인 신자인 오모 씨에게 무죄를 선고했다. 해당 사건 판결문이 공식적으로 공개되어 있지는 않지만, '병역거부 아카이브'라는 사이트에서 판결문을 찾아볼 수 있었다.

사건번호 서울남부지방법원 2002고단3941

병역법위반 선고일 2004-05-21 

양심의 자유는 양심형성 및 결정의 자유, 양심을 지키는 자유, 양심실현의 자유를 그 내용으로 하는 바 양심실현의 자유는 양심의 결정을 행동으로 옮겨서 실현시킬 수 있는 자유인 것으로 결국 양심상의 결정을 이유로 한 병역거부는 양심을 지키는 자유의 내용을 이루는 작위의무로부터의 해방과 양심실현의 자유에 그 근거를 두고 있다 할 것이다. 따라서 병역법상 입영거부행위가 오직 양심상의 결정에 다른것으로서 양심의 자유라는 헌법적 보호의 대상이 되기에 충분한 경우에는 병역법 제88조제1항 소정의 정당한 사유에 해당한다 할 것이다

【당 사 자】
피고인 오○○

【판 결 선 고】
2004. 5. 21.

【주 문】
피고인은 무죄.

병역거부 아카이브

이 사건 피고인 오모 씨는 전형적인 종교에 따른 병역거부자로, '여호와의 증인' 교리에 따르면 무기를 들 수 없기 때문에 입영을 거부했다가 기소되었다.

당시 피고인이 위반한 법률은 병역법 제88조 1항이었다.

제88조 (입영의 기피) ①현역입영 또는 소집통지서(모집에 의한 입영통지서를 포함한다)를 받은 사람이 정당한 사유없이 입영 또는 소집기일부터 다음 각호의 기간이 경과하여도 입영하지 아니하거나 소집에 불응한 때에는 3년 이하의 징역에 처한다. 다만, 제53조제2항의 규정에 의하여 전시근로소집에 대비한 점검통지서를 받은 사람이 정당한 사유없이 지정된 일시의 점검에 불참한 때에는 6월 이하의 징역이나 200만원 이하의 벌금 또는 구류에 처한다.

이정렬 판사는 이 조항에서 중간의 '정당한 사유 없이'에 주목한다. 병억법은 입영을 거부한 사람 전원에게 징역형을 처하지 않고, 굳이 '정당한 사유 없이' 입영하지 않은 사람만을 처벌하게 하고 있었던 것이다. 따라서 오모 씨의 집총을 거부한다는 개인적 신념을 정당한 사유로 인정하여, 병역법 88조 1항을 위반하지 않는다고 본 것이다.

이 판사가 집총 거부라는 신념을 정당한 사유로 본 데에는 헌법 제19조 "모든 국민은 양심의 자유를 가진다" 외에도 국제인권규약 규정, 유엔 인권위원회의 입장 등을 근거로 두고 있다.

또 이 판사는 당시 병역법 제88조 1항을 둘러싼 사회적 배경에도 주목하고 있다. 당시 이 조항은 헌법재판소에 위헌제청이 신청되어 심사가 진행 중인 상황이었다. 그런데 법률에 따르면 헌법재판소는 사건이 접수된 날로부터 180일 이내에 판단을 내려야 함에도 불구하고, 2년이 넘게 판단을 내리지 않고 있었다. 따라서 이 판사는 병역법 제88조 1항의 일부 위헌성을 해석하는 데에 있어, 이 사건을 맡아 판결하게 된 자신에게 그 권한이 있다고 보았다.

양심적 병역거부에 관한 현실적인 요건도 판결문에 포함되었다. 한 해 발생하는 양심적 병역거부자는 연 600명 정도로 연간 징병인원의 0.2%에 불과하므로 실제 국방력에 미치는 악영향은 극히 미미하다는 것이다.

다만 이 판사는 양심적 병역거부를 주장하는 모든 사람에게 이를 인정할 수는 없다고 명시했다. 즉 "진정한 양심상의 결정에 따라 병역을 거부하는 사람"과 "양심을 빙자하여 병역을 기피하는 자"를 구분해야 한다는 것이다. 이 사건의 피고인 오모 씨의 경우, 10년이 넘게 여호와의 증인 신자로 있었으며 그간 성실하게 학교생활 및 봉사활동을 해왔던 사실이 고려되었다. 그러나 만약 오모 씨처럼 본인의 양심적 결정을 뒷받침할 만한 특별한 사정이나 객관적인 증거가 없었다면, 이정렬 판사의 주장에 의해 "양심을 빙자하여 병역을 기피하는 자"로 판단되어 유죄가 선고될 수 있을 것이다.

2004년에 이루어진 이 판결의 무죄 선고는 크게 1) 개인적 신념은 '정당한 사유'에 해당 2) 헌재의 위헌 여부 판단이 이루어지지 않음 3) 국방력에 미치는 악영향이 미미함 4) 신념을 입증할 객관적 증거가 존재함의 4가지 근거에 의존하고 있다. 이 중 2)의 경우 헌법재판소가 병역법 제88조에 대해 여러 차례 합헌 판단을 내렸으므로 현재는 근거가 되기 어렵다. 4)의 경우 여호와의 증인 등 종교적 병역거부자들을 보호하는 데에는 사용될 수 있지만, 비종교적 병역거부자의 경우 오히려 4)가 유죄의 판단을 지지하는 논거로 활용될 수 있을 것이라 생각된다.

이정렬 판사는 양심적 병역거부 무죄 판결 이후 많은 사람들의 입방아에 오르내렸고, 이후 층간소음 다툼으로 벌금형을 선고받거나 페이스북에 "가카새끼 짬뽕" 사진을 올리는 등 여러 '튀는' 행보를 보였다. 비록 현재는 법률가로 활동하고 있지는 않지만, 지금도 한 법무법인에서 사무장으로 근무하는 것으로 알려져 있다.

이정렬 판사의 판결은 대체복무제에 대한 보다 진지한 논의를 이끌어냈고, 개인의 양심을 국가의 강제력보다 우선시함으로써 우리나라의 국민의 전반적인 인권을 증진하는 데에 크게 기여했다고 볼 수 있다.

  1. 양심적 병역거부 올해 36번째 1심 무죄…2015∼2016년의 약3배↑(종합) http://www.yonhapnews.co.kr/bulletin/2017/11/12/0200000000AKR20171112001951060.HTML [본문으로]

이글루스, 워드프레스닷컴, 네이버 블로그 등을 전전하다가 오랜만에 티스토리로 돌아왔다. 블로그를 할 때마다 가장 중요하게 여기는 것이 스킨이다. 티스토리로 돌아온 기념으로, 수준 높은 티스토리 스킨을 배포하는 사이트들을 모아보았다.

1. ETOON STUDIO (http://etoon.tistory.com)

- "ESKIN"이라는 스킨을 만들어 배포하는 블로그이다. 일 년에 열 개 내외의 스킨을 만들며 이 중 배포하는 것은 두세 개 정도다. 배포를 하다가도 갑자기 중단하는 경우가 잦다.

2. Enable! (http://starlight01.tistory.com/category)

- 이 블로그에 적용되어 있는 simpleEr 등 여러 스킨을 공유하고 있다. 최근 활동이 뜸한 듯하다.

3. 탕비수다 (http://tangbisuda.tistory.com)

- "탕비수다 이마고"라는 스킨을 만들어 판매하고 있다. 일주일 간 무료로 사용할 수 있으며, 그 이후로는 2만 원을 지불해야 한다.

4. Tiskin (http://tiskin.tistory.com)

- 티스토리가 한창 잘 나갔을 무렵 유행하던 티스킨이다. 벌써 10년이 넘게 업데이트가 안 되고 있어 지금의 웹표준에는 어긋나는 부분이 많지만, 여전히 좋은 스킨임에는 틀림없다.

5. 나나스킨 (http://nanaskinver6.tistory.com)

- 심플한 디자인의 스킨이다. 여러 버전이 있어서 주소의 숫자를 4, 5, 7 등으로 바꾸다보면 다양한 모습의 스킨들을 구경할 수 있다.

6. 울현 스토리지 (http://ulhyeon.tistory.com/)

- 파스텔톤의 스킨이 주로 올라오는 곳이다. 아쉽게도 지금은 모든 스킨의 배포가 종료됐다.

평소처럼 아이즈에서 기사를 읽다가 눈에 띄는 댓글을 발견했다. 김태호 vs 나영석│② 김태호의 10년 vs 나영석의 10년이라는 글이 자신의 글을 "카피"했다는 댓글인데, 그 근거를 본인의 블로그에다 올려놓았다. 표절의 대상이 되었다(고 주장하)는 글은 김태호 vs 나영석 - 누가 더 쿨하냐?이고, 해당 주장을 정리해놓은 글은 연예 매체 ize에서 글을 베껴감 - 이틀 전의 글과 제목까지 같음이다.

결론부터 말하자면 이러한 주장은 받아들이기 어렵다. 김태호 PD가 주로 사회 이슈를 녹여낸 방송을 내보내는 데에 반해 나영석 PD가 여행과 일상을 소재로 방송을 만든다는 점은 이미 여성동아[각주:1], 주간조선[각주:2] 등에서 다룬 바 있다. 또한 두 사람 모두 유명 PD라는 점 때문에 둘을 비교하거나 둘을 함께 언급하는 글이 수도 없이 쏟아져나오고 있다.

따라서 아이즈의 기사가 본인의 블로그 글을 표절했다는 네이버 블로거 김연필 내지는 트위터 이용자 v0tr1의 주장은 받아들이기 어렵다.

  1. 삼시세끼 나영석 vs. 무한도전 김태호 http://news.donga.com/Culture/more29/3/all/20160120/76024045/1#replyLayer#csidxe264bda84bd10bd888781d047dbf94a [본문으로]
  2. 김태호 vs 나영석 웃음을 해부하다 http://weekly.chosun.com/client/news/viw.asp?ctcd=C10&nNewsNumb=002378100027 [본문으로]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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성경말씀

2017. 3. 12. 10:36

로마제국은 내부의 분열과 혼란 때문에 멸망한 것이 아니라 번영 때문에 붕괴되었다는 것이 몽테스키외(Charles De Montesquieu)의 통찰이다. 특정한 규모에서 작동하던 기제는 규모가 달라지면 더 이상 작동하지 않게 된다. 방어기제가 효율적으로 작동하는 경우 도전과 갈등은 발전과 번영의 원천이 될 수 있으나 조절시스템의 임계점을 넘어선 경우에는 국가는 위기에 직면하게 되고 결국 멸망으로 치달을 수밖에 없다. 

맹자의 고사에 나오는 피음사둔(詖淫邪遁)이라는 말이 있다. “번드르한 말 속에서 본질을 간파한다.”라는 뜻이다. 말과 글, 주장과 주의 속에서 도처에 숨겨진 함정과 그물에 방심하면 자칫 당하기 쉬운 것을 경계하는 말이다. 피청구인 주도세력과 북한의 각종 전술을 간파할 수 있는 능력 없이 그들의 글을 읽고 주장을 이해한다는 것은 그들의 함정에 빠지기 쉬운 위험한 일이다. 그들의 가면과 참모습을 혼동하고 오도하는 광장의 중우(衆愚), 기회주의 지식인ㆍ언론인, 사이비 진보주의자, 인기영합 정치인 등과 같은, 레닌이 말하는 ‘쓸모 있는 바보들’이 되지 않도록 경계를 하여야 한다. 스스로를 방어할 의지가 없는 사람들을 보호하는 일은 불가능하다. 국가도 마찬가지다. 

그리고 “아주 작은 싹을 보고도 사태의 흐름을 알고 사태의 실마리를 보고 그 결과를 알아야 한다(見微以知萌 見端以知末).”는 것이 옛 성현들의 가르침이다. 따라서 우리의 미래와 생존에 관한 판단에는 무엇보다 선입견이나 편견을 배제한 통찰이 필요하다. 

민주주의는 자유로운 의견과 비판, 모든 사상과 문화를 허용하고 보장하며, 또 반드시 그렇게 해야 한다. 이것이야말로 우리 인류가 발전시켜온 민주주의의 최고의 장점이고 가치이기도 하다. 그러나 민주주의 자체를 부정하고 그 근본을 무너뜨리려는 행위에 대해서는 단호히 대처해야 한다. ‘우리들과 우리들의 자손의 안전과 자유와 행복’의 바탕인 자유민주주의의 존립 그 자체를 붕괴시키는 행위를 관용이라는 이름으로 무한정 허용할 수는 없는 것이다. 뻐꾸기는 뱁새의 둥지에 몰래 알을 낳고, 이를 모르는 뱁새는 정성껏 알을 품어 부화시킨다. 그러나 알에서 깨어난 뻐꾸기 새끼는 뱁새의 알과 새끼를 모두 둥지 밖으로 밀어낸 뒤 둥지를 독차지하고 만다. 둥지에서 뻐꾸기의 알을 발견하고 적절한 조치를 한 뱁새는 자신의 종족을 보존하게 되지만, 둥지에 있는 뻐꾸기의 알을 그대로 둔 뱁새는 역설적으로 자기 새끼를 모두 잃고 마는 법이다. 

― 헌재 2014. 12. 19. 2013헌다1

통합진보당 해산 심판 사건에서 안창호, 조용호의 보충의견 일부를 따온 것이다. 처음 이 부분을 보았을 때 굉장히 황당하다는 생각이 들었는데, 본인의 논리를 전개하는 과정에서 굳이 필요치 않은 옛 학자들의 말이나 중국 고사를 인용했기 때문이다. 방어적 민주주의의 개념을 설명하기 위해 몽테스키외와 맹자를 끌어온다든지, “아주 작은 싹을 보고도 사태의 흐름을 알고 사태의 실마리를 보고 그 결과를 알아야 한다.”, "뻐꾸기는 뱁새의 둥지에 몰래 알을 낳고, 이를 모르는 뱁새는 정성껏 알을 품어 부화시킨다."와 같은 이상한 비유들을 끌어오는 것은 법률 문서에 등재되기에는 적절치 않아 보인다.

“지도자가 위법한 행위를 했어도 용서한다면 어떻게 백성에게 바르게 하라고 하겠는가(犯禁蒙恩何爲正).”라는 옛 성현의 지적이 있다.

(중략)

일찍이 플라톤은 50대에 저술한 「국가」에서 “통치하는 것이 쟁취의 대상이 되면, 이는 동족간의 내란으로 비화하여 당사자들은 물론 다른 시민들마저 파멸시킨다.”고 경고했다. 이러한 플라톤의 경고는 우리가 권력구조의 개혁을 논의하는데 있어 시사하는 바가 크다.

(2) “오직 공법을 물같이, 정의를 하수같이 흘릴지로다(아모스 5장 24절).” 성경말씀이다. 불법과 불의한 것을 버리고 바르고 정의로운 것을 실천하라는 말씀이다.

― 헌재 2017. 3. 10. 2016헌나1

3년이 지난 지금, 안창호 재판관은 아직도 그 버릇을 못 고친 모양이다. 박근혜 대통령의 파면 여부를 심판하는 결정문에서, '제왕적 대통령제'가 이 모든 사건의 원흉이라며 현재 헌법의 문제점과 개헌의 방향성을 무려 15페이지에 걸쳐 구구절절 써놓았다. 그러는 과정에서 이번에도 중국 고사와 서양의 사상가를 인용했는데, 대통령이 헌법과 법률을 위반해서는 안 된다는 이야기는 굳이 중국 고사를 인용하지 않더라도 당연하게 말할 수 있는 내용이며, 권력구조가 지나치게 집중되면 각종 비리의 원인이 된다는 이야기 또한 굳이 플라톤까지 끌어오지 않아도 누구나 생각해낼 수 있는 내용이다. 게다가 "바르고 정의로운 것을 실천하라는 말씀"을 이야기하기 위해 굳이 또 성경까지 끌어왔는데, 마찬가지로 이건 정말이지 쓸모없는 내용이다. 지금까지 안창호 재판관은 법률의 위헌 여부를 심사할 때 이것이 성경말씀에 어긋나는지를 고려하였다는 것인가? 쓸데없이 동서양 사상가들을 인용하는 데에서 오는 황당함 외에도, 헌재 재판관이 도대체 어떤 기준으로 위헌심판에 임하는지에 대한 걱정이 앞선다.

업데이트: 동아일보 송평인 논설위원이 안창호 재판관의 보충의견을 비판하는 칼럼을 써냈다. 송평인에 따르면 “지도자가 위법한 행위를 했어도 용서한다면 어떻게 백성에게 바르게 하라고 하겠는가(犯禁蒙恩何爲正).”는 제대로 된 출처가 없는 말이며, 플라톤의 "국가"를 인용한 것은 맥락에 어긋난다. 또한 정교분리를 원칙으로 한 나라에서 성경을 인용한 것도 부적절하다고 그는 주장했다. 평소 송평인 위원이 쓰는 글에 동의하지 않는 편이지만, 위의 지적들은 대체로 타당해 보인다.

특히 김정숙씨는 저출산 문제에 관심이 많다면서 “인류가 번성하게 되는 기반”이라며 여성성과 모성이라는 말을 꺼냈다. 김정숙씨는 “애를 낳는 순간 정말 힘들다. 신체가 다 바뀌고, 애 젖물리는게 더 힘들고 죽을 것 같지만 애랑 나랑 육체적으로 젖물리면서 교류하고 하면서 책임감과 사랑도 느끼게 되는 것”이라고 말했다. “애와 사랑을 느끼고 그래야 내가 애를 낳아서 책임감을 느끼지 그렇게 키우면 키운 정이 없어진다”는 발언도 했다. 

아이를 위해서는 국가가 아이를 돌보는 것보다 여성의 모성을 보호하는 것이 필요하다는 논리를 펴기도 했다. 

김정숙씨는 “여자 페미니스트들은 우리(여성들)가 이렇게 많은 걸 했는데 왜 육아의 고통과 책임을 우리만 져야 되느냐. 애는 국가가 보육하고 나는 그걸 떠나서 돈 벌어오면 된다는 식으로 중무장하면서 간다”고 말했다. 누리과정을 통해 국가가 맡아 기른 아이들이 얼마나 정서적으로 불안한 상태에 놓이는지까지 설명했다.

― 문재인 부인 김정숙씨 “모성은 본능, 페미니스트들은” (미디어오늘)

우려스럽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