아이폰 6 플러스 128GB 모델이 플래시 메모리의 결함으로 리콜될 것이라는 기사가 나온 적이 있다.

Report warns Apple might be facing a huge iPhone 6 Plus recall

A report from Business Korea warns that Apple might be facing a huge potential iPhone 6 Plus recall, not because it bends — something that is a problem for many buyers, even though the company tried its best to minimize its seriousness — but because of a different kind of issue that might be affecting the 128GB iPhone 6 Plus model.

기사의 출처

BGR의 이 기사는 비즈니스코리아의 기사를 인용 보도한 것이다. 기사에 소개된 링크를 따라가면 비즈니스코리아의 보도 또한 찾아볼 수 있다. 그런데 해당 기사에서 리콜에 관해 언급하는 부분은 단 한 줄밖에 없다.

Some in the industry think that if TLC flash is indeed the cause of the defects, Apple might recall all of the products that have been sold so far.

“Some in the industry”라는 표현은 우리나라 언론에서 많이 쓰이는 “업계 관계자는”이라는 표현과 크게 다를 것이 없어 보인다. 결국 익명의 출처를 이용하여 리콜설을 무책임하게 내보낸 것이다.

기사의 출처의 출처

비즈니스코리아의 보도는 아이폰 6 플러스 128GB 모델 관련 이슈에 대해 애플 인사이더를 출처로 들고 있다.

Apple Insider also reported on Oct. 23 that some owners have replaced their iPhone 6+ four times.

BusinessKorea답게 애플 인사이더를 출처로 들면서도 따로 링크를 달아놓지는 않았다. 다행히도 해당 기사를 찾는 데에는 오랜 시간이 걸리지 않았는데, 정작 애플 인사이더의 보도에서는 리콜과 관련된 내용을 전혀 찾아볼 수 없다.

기사의 출처의 출처의 출처

애플 인사이더의 기사는 무려 애플 지원 커뮤니티를 출처로 들고 있다. 그럴 수밖에 없는 것이, 기 사는 단순히 “여러 아이폰 사용자들이 문제를 제기했다.”라는 것을 소개하는 내용에 지나지 않기 때문이다.

Multiple owners have reported identical crashing problems on Apple’s Support Communities forum, with one thread now standing at more than 9,000 views and 60 replies.

해당 글에는 아이폰 6 플러스 128GB 모델을 구입한 사람이 아이폰이 잘 작동하지 않는다는 글과, 무려 200개에 달하는 답글이 올라와 있다. 하지만 이것 역시 리콜과는 아무런 상관이 없긴 매한가지이다.

결국 아이폰 리콜설이 퍼져나간 과정은

  1. 애플 지원 커뮤니티에서 아이폰 6 플러스 128GB 모델이 잘 작동하지 않는다는 글이 올라옴.
  2. 애플 인사이더가 이를 소개하며, 해당 모델 사용자들이 불만을 제기한다고 보도함.
  3. 비즈니스코리아가 애플 인사이더를 인용하며, ’업계 관계자’의 말을 빌어 리콜설을 제기함.
  4. BGR이 비즈니스코리아를 인용하며, 아이폰 리콜설을 보도함.

의 순서로 확산된 것으로 보인다. 그리고 그 과정에서 비즈니스코리아는 근거 없는 리콜설을 확산시키는 데에 혁혁한 공을 해냈다.

애플 전문 매체로 유명한 9to5Mac의 기사로 글을 마무리한다.

Today several news outlets picked up a story from BusinessKorea claiming the issue could be a result of malfunctioning NAND flash. The report cited sources that claimed Apple could have a potential recall on its hands, but we’ve confirmed with our sources that reports of a recall are completely false.

참고

인터넷

민원24 고군분투기

2014. 11. 7. 01:00

민원24는 국민 누구나 행정기관 방문없이 집·사무실 등 어디서든, 24시간 365일 인터넷으로 필요한 민원을 안내받고, 신청하고, 발급·열람할 수 있는 서비스를 말합니다.

홈페이지에 나온 설명이 무색하게 민원24를 이용하기는 매우 어렵다.

민원24 사이트에 접속하면, 먼저 “현재 맥 OS X 10.4 / 10.5의 사파리 3.X에서만 서비스가 정상적으로 제공됩니다.”라는 안내창이 뜬다. 현재 OS X 최신 버전이 10.10이므로, 무려 5단계나 뒤쳐진 셈이다.

↑ 10.4와 10.5의 정체는 대체 무엇인가?

OS X 10.5는 무려 2007년에 출시되어 2009년에 지원이 종료된 운영 체제이다. 2007년은 3.5인치짜리 오리지널 아이폰이 처음 나온 해이고, 2009년은 우리나라에 아이폰 3GS가 처음 출시된 해이다. 4.7인치짜리 아이폰 6가 판매되고 있는 지금에 비하면 정말 까마득한 옛날 이야기인데, 민원24를 정상적으로 이용하려면 그 시절 쓰이던 운영 체제를 사용해야 한다고 한다.

그렇다면 OS X 10.5가 설치된 컴퓨터를 찾아보자. 이 운영 체제의 시스템 요구 사항은 다음과 같다.

  • 인텔 프로세서, 또는 파워PC G4 (867 MHz 이상), 파워PC G5 프로세서
  • DVD 드라이브
  • 512 MB 이상의 RAM (1 GB 이상 권장)
  • 9 GB 이상의 하드 디스크 공간

(무려 파워PC를 지원하는) 10.5 레오파드가 돌아가는 컴퓨터는 다음과 같다.

↑ iMac G5

↑ PowerBook G4

↑ iBook G4

사진을 보고 있노라면, 마치 애플 박물관에 온 것 같은 느낌을 받는다. 하지만 놀라지 마시라. 이 기기들이야말로 민원24가 가장 원하는 맥의 모습일 것이다.

박물관 탐방은 이쯤에서 마치기로 하고, 다시 민원24에 접속을 시도해보자. 접속하면 똑같이 팝업이 뜨는데, 이번에는 무언가 파일을 하나 다운로드받는다.

↑ 이 파일의 정체는 무엇인가?

DMG 파일을 열어보면, 어딘가 모르게 익숙한 XecureWeb이라는 이름이 보인다. XecureWeb이 무엇인가 하면, 무려 보안 솔루션 되시겠다.

↑ 너무나도 보안이 완벽한 나머지, 컴맹들의 컴퓨터에는 설치조차 제대로 안 되는 듯하다.

비록 컴퓨터 전문가는 아니지만, 적어도 지식in에 질문하는 사람들보다는 얄팍한 지식이나마 더 알고 있기에 별 걱정 없이 XecureWeb 설치를 시도했다. 하지만 나 또한 그들과 같은 컴맹에 지나지 않았음을 XecureWeb을 통해 깨닫게 되었다.

↑ “확인되지 않은 개발자가 배포했기 때문에 열 수 없습니다.”

아아… 너무나도 아쉬운 일이다. 한국에는 애플스토어 하나 안 열어줄 정도로 한국을 무시하는 애플이, 15년 간 900여 고객사에서 검증된 암호 솔루션조차 알아보지 못하고 ’확인되지 않은 개발자’로 치부해버리고 있다.

↑ 이런 보안 덕후들...

결국 스스로가 컴맹에 지나지 않는다는 것을 인정하고, XecureWeb을 설치하지 않은 상태에서, 위험천만하게 민원24를 사용하기로 했다. 다시 사파리를 열어 민원24를 사용하려 하는데…

↑ 아.무.것.도.없.다.

그렇다. 아무것도 없다. 민원24는 국민 누구나 사용할 수 있지만, 감히 15년 전통의 XecureWeb도 설치하지 않고 민원24를 이용하는 것은 아예 국민으로 취급할 수도 없다는 것이다.

대체 홈페이지가 어떻게 생겼는지 짐작이라도 해보고 싶어 HTML 소스 보기를 시도했지만, 민원24는 XecureWeb이 없는 나에게 그마저도 허락하지 않았다.

↑ 안알랴줌

결국 민원24를 이용하고자 했던 나의 노력은 한순간에 물거품이 되었다. 분명 민원24는 국민 누구나 사용할 수 있다고 했으므로, 앞으로 누군가 사상이 의심되는 사람이 있다면 “김정은 개새끼 해봐” 대신 “민원24 들어가봐”라고 말해도 될 듯하다.

새누리당 김무성 의원은 모성애를 강조하는 발언을 하면서 아기를 많이 낳은 순서대로 비례대표 공천을 줘야 하지 않겠느냐고 말했다.

김무성 “아기 낳은 순서대로 (여성) 비례대표 공천 줘야 하지 않나”

김 대표는 이어 여성 리더십의 부상을 언급하며 “모성애가 우리 사회를 이끄는 힘이라 생각한다”며 “여기에 계신 모두 여성분들도 다 어머니이시다. 아기 안 낳은 사람은 찔리겠지만…”이라고 말했다.

그러면서 “비례대표 (의원) 숫자에서 여성을 대폭 늘려야 한다”며 “나에게 힘이 있다면 아기를 많이 낳은 순서대로 비례대표 공천을 줘야 하지 않겠나, 하는 고민을 심각하게 하고 있다”고 농담을 했다.

비록 이 발언은 농담에 불과했지만, ‘여성적 리더십’, ‘어머니’, ’아기 안 낳은 사람은 찔리겠지만…’의 발언을 통해 매우 남성적인 시각에서 여성을 바라보고 있음을 드러내고 있다. 여성의 역할을 모성애로 한정짓는 것은 단지 고정된 성역할 관념을 드러내는 것에 지나지 않기 때문이다.

김무성 의원은 과거 성추행 의혹에 휩싸인 적이 있다.

김 의원은 미디어오늘과의 통화에서 “무릎을 짚었다고 하는데 만취가 돼서 기억이 없다”며 “다른 의도가 있었거나 그런 상황이 아니었다”고 해명했다.

조선일보의 후속 보도에 따르면 이는 술자리에서 여기자의 허벅지에 손을 짚었기 때문인 것으로 드러났다. 이 기사에 대한 조선일보 독자의 반응은 상당히 실망스러운데, 술에 취한 상태에서 여기자의 허벅지에 손을 올린 국회의원의 행동을 ‘별 일도 아닌’ 것으로 치부해버리고 있다.

↑ 조선일보 기사의 댓글. 찬성 105개, 반대 10개로 BEST 코멘트로 등록되어 있다.

김무성 의원은 모성애 발언으로 나이 62세가 되도록 결혼조차 하지 않고 있는 박근혜 대통령을 간접적으로 비난한 꼴이 되었다.

‘MC몽 멸공의 횃불’ 뮤비 속 코트 가격 눈길…얼마길래?

MC몽의 컴백곡 멸공의 횃불이 화제인 가운데 그가 뮤직비디오에 입고 등장한 코트 가격에 네티즌들의 관심이 높다.

MC몽은 지난 3일 5년간의 공백을 깨고 ‘멸공의 횃불’ ‘내가 그리웠니’ 등이 수록된 앨범으로 컴백했다. 그러던 중 MC몽이 뮤직비디오에 입고 나온 코트가 논란의 중심에 섰다.

’멸공의 횃불’은 MC몽의 컴백곡이 아니라 군가이다. MC몽의 병역 기피 논란과 관련하여 네티즌들이 ‘멸공의 횃불’, ‘이빨도 없는 것이’ 등 MC몽의 처지를 비꼬는 노래들을 음원 순위에 올리고 있는데, 기자가 이를 오해하고 성급히 기사를 작성한 것으로 보인다.

사실 확인 없이 인터넷 글만 보고 기사를 쓴 대표적인 사례이다.

↑ 해당 기사를 캡처한 화면

’한번’은 얼핏 보기에는 ’한 번’을 잘못 쓴 것처럼 보이지만, 엄연히 별도의 뜻이 있는 낱말이다. 표준국어대사전에 나온 ’한번’의 정의는 다음과 같다.

한-번(-番)
[Ⅰ]「명사」
((주로 ‘한번은’ 꼴로 쓰여)) 지난 어느 때나 기회.
[Ⅱ]「부사」
「1」((주로 ‘-어 보다’ 구성과 함께 쓰여)) 어떤 일을 시험 삼아 시도함을 나타내는 말.
「2」기회 있는 어떤 때에.
「3」((명사 바로 뒤에 쓰여)) 어떤 행동이나 상태를 강조하는 뜻을 나타내는 말.

즉, “제가 일단 한번 해 보겠습니다.”, “언제 한번 찾아가 뵙고 싶습니다.”와 같은 경우에 ’한번’이라는 말을 쓸 수 있다.

이와 달리 ’한 번’은 관형사 ’한’과 의존명사 ’번’을 합친 말이다. ’한’은 수량이 하나임을 나타내는 말이고, ’번’은 일의 차례 또는 횟수를 세는 단위이다. 즉 ‘두 번’, ‘세 번’ 등과 비교했을 때 그 횟수가 하나인 경우에 ’한 번’이라는 말을 쓸 수 있다.

정보기술(IT) 산업의 발전을 위해 매진한다고 주장하는 디지털타임스 김유정 기자의 짐바브웨에도 있는 ‘애플스토어’ 한국만 없는 이유…라는 기사이다.

불친절한 첫 문단

국내 아이폰6와 6플러스의 출시가 임박하며 소비자들이 열광하고 있다. 단통법으로 냉각된 통신시장이 살아날 것이라는 기대감도 고조된다. 그러나 한국에서 최소 투자로 일관하는 애플의 행적을 볼 때, 이같은 ’애플앓이’는 짝사랑에 불과하다는 평가다.

국내의 iOS 점유율은 기껏해야 10%를 조금 넘는 수준이고, 맥 점유율은 1%를 넘을까 말까이다. 이런 상황에서 아이폰 6 출시 소식에 ’애플앓이’라는 낱말을 사용하고 있다. 기사의 전체 내용을 요약하고 핵심을 짚어야 할 기사의 첫 문단을 이런 식으로 낭비하고 있다.

‘온라인 커뮤니티에 따르면’

26일 애플이 중국 시장에 애플 스토어를 확대 입점하겠다는 소식이 알려지며 온라인 커뮤니티에서 국내 소비자들은 불만을 표하고 있다.

출처를 정확히 명기하지 않는 국내 기자들의 나쁜 습관은 여기에서도 이어진다. 어떤 온라인 커뮤니티의 어떤 소비자가 이러한 불만을 표했는지에 대해서는 독자가 스스로 찾아보지 않고는 전혀 알 수가 없다.

존재하지 않는 ‘짐바브웨 애플스토어’

심지어 짐바브웨에도 애플스토어가 있다.

명백한 허위 사실을 기사에 써내기도 한다. 애플 리테일 스토어 목록에서 짐바브웨는 찾아볼 수 없다. 게다가 이러한 허위 사실을 바탕으로 “짐바브웨에도 있는 ‘애플스토어’ 한국만 없는 이유…”라는 기사 제목까지 붙였다.

누군지 알 수 없는 ‘업계 관계자’

업계 관계자는 “애플 본사에서 마케팅을 담당하는 부서가 애플 스토어의 개설 조건을 매우 까다롭게 제시하고 있기 때문”이라고 설명한다.

출처 미상, 신원 미상의 ’업계 관계자’는 국내 언론이 다루는 단골 손님 중 하나이다. 만약 이 발언이 허위 사실로 밝혀지더라도, 그 누구도 책임질 사람이 없게 되는 것이다.

그나마 찾아낸 곳도 경쟁사가 입점을 방해하기 위해 건물을 미리 사들이는 등 물밑 전쟁이 벌어진 적이 있다고 설명하기도 했다.

“짐바브웨에도 있는 ‘애플스토어’ 한국만 없는 이유…”라는 제목에서 알 수 있듯이 이 기사는 대한민국에 애플스토어가 들어오지 않는 이유를 설명한 기사이다. 그런데 그 이유를 제공한 사람으로는 ’업계 관계자’를 들고 있고, (아마도) 신원 보호를 위해 익명의 소스를 사용했음에도 제대로 된 정보조차 밝히지 못하고 있다. 대체 애플은 어느 장소를 찾아냈으며, 어느 경쟁사가 방해를 했는가? 마치 우리는 떡밥만 던질테니, 자세한 정보는 너희 독자들이 직접 찾아보라는 듯하다.

트위터를 베껴 쓴 기사

이 기사는 지난 6월에 화제가 되었던 표를 기반으로 만들어진 것으로 보인다.

기사는 제목에서부터 짐바브웨와 대한민국을 적극적으로 비교하고 있다. 그런데 공교롭게도 이 트윗 또한 한국 바로 위에 짐바브웨를 놓고 있다. 표의 맥락을 살펴보았을 때, 미국, 호주, 중국, 일본 순으로 내려가며 애플스토어의 수가 눈에 띄게 줄어들면서, 결국 애플스토어가 없는 두 국가는 짐바브웨와 한국만 남는다. 그마저도 둘을 비교하면 한국보다 짐바브웨가 애플의 서비스 지원을 훨씬 많이 받고 있다.

그런데 기사는 “짐바브웨에도 있는 ‘애플스토어’”라는 황당한 제목을 달고 나왔다. 결국 기자가 기사를 작성하면서 표를 오독한 것이다.

기사의 “애플은 앱스토어와 음악, TV, 영화, 책, 아이튠스 매치, 아이튠스 라디오, 분실기기 위치추적 등의 서비스를 지원하고 있다.”라는 구절에 이르면 기자가 이 표를 참고했다는 것은 거의 확실해진다. 표에 있는 항목들의 순서를 그대로 베껴 왔기 때문이다. 곧이어 기사는 “일본에선 음악, 영화, 책 등 대부분의 서비스를 제공한다.”라며 일본을 언급했는데, 이마저도 표에 있는 내용이다.


이 기사는 요즘 인터넷 기사의 각종 문제점을 총망라한 기사로 평가받아도 좋을 듯하다. 기사에서 드러난 문제점은 다음의 총 5가지이다.

  1. 기사의 첫 문단을 핵심 내용과 전혀 상관 없는 내용으로 낭비하고 있다.
  2. 출처를 표시하지 않고 ’온라인 커뮤니티’라는 식으로 두루뭉술하게 넘어가고 있다.
  3. 존재하지도 않는 짐바브웨 애플스토어를 만들어내고, 이를 가지고 자극적인 제목을 만들어냈다.
  4. 신원 미상의 ’업계 관계자’를 기사의 주요 출처로 활용하고 있다.
  5. 트위터리안의 자료를 가지고 기사를 써냈으며, 이를 오독한 것은 물론 참고 자료로 명시하지도 않았다.

성균관대학교가 세월호 간담회를 연 학생에게 장학금으로써 보복하는 사건이 일어났습니다.

성균관대학교 생명공학대학 학생회장인 조형훈 씨는 세월호 관련 행사를 위해 강의실 사용을 요청했으나, 학교 측은 정치적인 활동이라며 거절했습니다. 결국 행사는 강의실이 아닌 생명공학대학 학생회실에서 열렸는데, 학교는 이것조차 학칙 위반이라며 장학금 지급 대상에서 조형훈 씨를 제외했습니다. 학교 측의 해명은 연합뉴스의 기사에 잘 나타나 있습니다.

성균관대 관계자는 “장학금지급규정 4조는 학칙 위반자를 장학생으로 선발할 수 없도록 하고 있고, 학칙 57조는 학내 행사는 사전에 기관장의 승인을 얻도록 돼 있다”며 “장학금 지급 거절은 학칙에 따른 것”이라고 해명했다.

이번 사건의 문제점은 크게 세 가지로 나눌 수 있습니다.

첫째, 성균관대는 금전적 보복으로써 학생의 자유로운 의사 표현과 자치 활동을 제한하고 있습니다. 성균관대 학칙에 따르면, 강의실이 아닌 학생의 자치 공간에서 열리는 행사까지 학교 측의 승인을 받아야 한다는 것이며, 이를 어길 경우 장학금 수여 대상에서 제외된다는 것입니다. 이는 학교의 입맛에 맞지 않는 행사를 함부로 열 경우 언제든지 금전적인 보복이 행해질 수 있다는 것을 뜻하기도 합니다.

성균관대학교는 학생회 활동을 하는 학생에게 등록금의 70%에 해당하는 ’공로장학금’을 수여합니다. 이번에 조형훈 씨에게 지급이 거절된 장학금은 무려 315만 원에 이릅니다.

둘째, 성균관대를 제외한 다른 대학에서는 세월호 간담회가 정상적으로 진행되었습니다. 서울대는 학생회관 앞에서 간담회를 진행했으며, 이화여대에서도 간담회가 진행됐습니다. 영남대와 경북대, 숙명여대에서도 간담회가 열렸습니다. 유독 성균관대만 행사가 정치적이라면서 제동을 걸고 나선 것입니다.

셋째, 성균관대의 이번 조치는 이중적입니다. 박근혜 대통령은 과거 한나라당 대표최고위원이었을 시절 성균관대학교에서 ’대한민국의 미래와 청년의 힘’이라는 주제로 강연을 연 적이 있습니다. 강연의 주제만 놓고 보면 정치적이지 않은 것 같지만, 실제 강연의 내용에는 정치적인 내용이 상당수 포함되어 있었습니다. IMF 사태를 거론하며 정치에 입문하게 된 동기를 밝혔고, 당시 여당이 주장한 경선을 한나라당이 먼저 실천했다는 것, 등록금/취업 문제에 대한 정치권의 역할 등에 대해 강연했습니다. 게다가 박근혜 당시 위원은 이 자리에서 “성장을 위해서는 민간의 투자와 소비를 늘려야 하고, 이를 위해서는 감세와 작은 정부, 특히 기업에 대한 규제와 차별을 없애야 한다.”라고 주장하기도 했습니다.

청와대는 전시작전통제권 전환 시기를 2020년 이후로 연기했습니다. 박근혜 대통령의 임기가 2018년까지이므로, 이는 곧 전시작전통제권을 전환하겠다는 대선 공약을 파기하겠다는 것입니다.

전시작전통제권의 정의는 한겨레신문의 기사를 통해 알 수 있습니다.

전작권은 한반도에 전쟁이 일어났을 때 한국군과 미군 증원군의 작전을 통제할 수 있는 권한을 뜻한다. 1950년 7월 한국전쟁 발발 직후 이승만 대통령은 한국군의 작전지휘권을 유엔군 사령관한테 이양한다는 서한을 보내면서 한국군의 작전지휘권이 미군으로 넘어갔다.

청와대 민경욱 대변인은 공약의 이행보다는 국가의 안위라는 현실적 관점에서 이 사안을 바라보아야 한다고 주장했습니다. 하지만 이는 결국 박근혜 대통령의 대선 공약이 국가 안위를 충분히 고려하지 않고 만들어졌다는 것을 시인하는 것이기도 합니다.

올해 3월 경실련이 평가한 박근혜 대통령의 공약 이행률은 28%입니다.

박근혜 대통령을 풍자하는 전단을 뿌린 팝아트 작가 ’이하’가 경찰에 체포당했습니다. 죄목은 ’현주건조물침입’으로, 다른 사람 소유의 건물 옥상에 무단으로 올라간 혐의가 적용되었습니다. 현주건조물침입이 적용된 사례는 이번 사건 이외에도 몇 가지가 있습니다.

  1. 아시안게임 선수촌 무단 침입

    인천 남동경찰서는 지난 22일 오전 11시 25분께 인천시 남동구 아시안게임 선수촌 식당에 무단 침입해 북한 유도 선수단을 향해 고성을 지른 혐의(현주건조물침입)로 A(53)씨를 불구속 입건했다고 23일 밝혔다.

  2. 달성 아파트 공사장 타워크레인 올라 소동

    경찰 조사 결과 B씨는 이 아파트 건설현장에 일하는 인부로 술이 취한 상태에서 타워크레인에 올라가 “공사장에 외국인 불법체류자들이 많아 한국인들이 일할 자리가 없다”는 등의 불만을 토로한 것으로 전해졌다.

    경찰은 B씨를 현주건조물 침입 혐의로 입건했다.

  3. MBC, 본사 조수경 기자 ‘무단침입’으로 고소

    MBC가 지난 7월 22일 조수경 미디어오늘 기자를 현주건조물 침입 및 업무방해 혐의로 영등포경찰서로 서울남부지검에 고소했다.

    조 기자는 MBC담당 출입기자로 지난 6월 24일 취재차 보도국장실을 방문했다가 형사고소를 당했다. 해당 고소 건은 현재 영등포경찰서에서 수사할 예정이다. 고소인은 주식회사 문화방송(MBC)이다. 이상훈 MBC 법무노무팀장은 고소사유에 대해 “조 기자가 무단으로 MBC에 들어왔다”고 짧게 밝혔다.

  4. 법원 “검찰청 현관 앞 집회도 ‘건조물 침입’”

    검찰청 안으로 들어가지 않고 현관 앞에서 집회를 개최했더라도 건조물 침입죄에 해당한다는 법원의 판결이 나왔다.

    서울중앙지법 형사15단독 송각엽 판사는 서울중앙지검 청사 현관 앞에서 통합진보당 압수수색에 항의하는 시위를 벌인 혐의(폭력행위 등 처벌에 관한 법률위반상 공동주거침입 등)로 기소된 신모씨(24) 등 9명에 대해 벌금 100만~300만원을 선고했다고 3일 밝혔다.

1의 경우에는 선수들이 생활하는 공간에 무단으로 침입하고는, 아무런 죄 없는 선수들에게 고성을 질렀으니 현주건조물침입이 적절합니다. 그러나 2, 3, 그리고 4의 경우에는 각각 노동자의 권리와 언론의 자유, 표현의 자유를 침해하는 수단으로 현주건조물침입이 적용되었습니다. 이처럼 건조물 침입죄는 권력자에 대한 정당한 비판 및 의사 표현을 가로막는 수단으로 악용될 수 있습니다.

건조물 침입죄와 관련된 또다른 사건으로는 초원복집 사건이 있습니다. 초원복집 사건은 14대 대통령 선거를 앞두고 김영삼 대통령을 지지하는 고위 관료들이 지역감정 조장 등을 모의한 사건입니다. 이들은 부산의 ’초원복집’이라는 음식점에서 정치공작을 모의했는데, 놀랍게도 그곳에는 김영삼 후보의 경쟁자였던 정주영 후보 측의 도청 장치가 놓여 있었습니다.

정주영 후보 측은 이들의 대화 내용을 도청하여 공개하였으나, 김영삼 후보 측은 언론 권력을 이용하여 정치 공작보다 오히려 도청의 불법성을 강조함으로써 선거에서 승리하였습니다. 선거가 끝난 뒤 정주영 후보 측은 불법 도청 등으로 처벌받았는데, 이 때 적용된 법률 중 하나가 주거침입죄입니다.

참고로 초원복집 사건에서 정치공작에 참여했던 인물 중 하나는 김기춘 당시 법무부 장관입니다. 그는 유신헌법 제정에 참여했으며, 김영삼 대통령 이후로 정치인으로서 승승장구하여 12년 간 국회의원직을 수행하기도 했습니다. 2013년에 박근혜 대통령은 놀랍게도 김기춘 전 장관을 대통령 비서실장으로 발탁했습니다. 박근혜 대통령은 유신헌법을 만들고, 정치공작에 참여했던 사람을 비서로 두고 있는 셈입니다.

국민일보에 “카톡 살리려고 알바 풀었니?” 한글날 신조어 ‘다르바’ 유감… 페북지기 초이스라는 기사가 올라왔습니다.

한글날인데 뜬금없이 잘못 쓴 글 ‘다르바’가 인터넷 신조어로 급부상하고 있습니다. 해괴망측한 이 엉터리 글을 놓고 네티즌들이 한숨을 쉬고 있습니다. 어찌 된 일일까요? 9일 페북지기 초이스입니다.

이는 오늘의유머, 뽐뿌, 클리앙 등 인터넷 커뮤니티를 중심으로 카카오가 여론 조작을 시도한다는 의혹이 확산되면서 나온 기사입니다. ‘강남스타일’, ‘피닉제’, ’몽즙’처럼 별 의미 없는 일반명사로 된 트위터 계정이 일제히 같은 내용의 트윗을 내보냈는데, ’다를 바 없다’를 ’다르바 없다’라고 잘못 쓴 것입니다. 그 내용은 다음과 같습니다.

텔레그램 설치했다. 딱 두명 잡힌다. 카톡엔 친구가 넘쳐 나지만 있으나 없으나 매한가지라 텔레그램과 다르바 없다. 이것은 망명은 했는데 낯선 나라에 혼자 밀려와 길거리를 방황 하는것과 다르지 않다.

인터넷 커뮤니티 상에서는 이것이 텔레그램 열풍을 잠재우기 위해 고의로 살포한 일종의 여론 조작 시도라고 보는 사람이 많은 것 같습니다. 국민일보의 기사 또한 그러한 반응을 충실히 반영하여 옮기고 있습니다.

즉, ‘누군가 특정한 의도를 가지고 알바를 풀어 같은 내용을 트위터에 올리면서 여론을 조작하려고 한다’는 주장이 설득력을 얻을 수 밖에 없죠.

하지만 조금만 더 자세히 살펴보면 그렇지 않다는 것을 알 수 있습니다.

‘다르바’ 트윗의 진상

트위터에 해당 내용을 검색해보면 총 12개의 트윗이 자동으로 생성된 것으로 보입니다. 실제 검색 결과는 그보다 조금 더 많지만, 트윗 말미에 링크가 없는 트윗은 실제 사람이 사용하는 계정이 패러디를 위해 내보냈거나, 공감을 표시하기 위해 인용한 트윗입니다. (그렇지 않은 트윗이 딱 하나 있는데, 글 말미에서 언급하도록 하겠습니다.)

이들 트윗은 몇 가지 중요한 공통점을 가지고 있습니다.

  1. (당연하겠지만) 모두 같은 내용을 담고 있습니다.
  2. 트윗 끝에 dlvr.it로 시작하는 링크가 달려 있습니다.
  3. 계정을 눌러 보면, 지금까지 내보낸 트윗 모두 끝에 dlvr.it으로 시작하는 링크가 달려 있습니다.

1로부터 우리는 이 트윗들이 실제 사람이 일일이 쓴 것이 아니라, 자동 트윗 프로그램을 이용하여 반복적으로 내보낸 것임을 알 수 있습니다.

2와 3은 조금 더 흥미로운데, dlvr.it는 자신이 생산한 콘텐트를 소셜 미디어에 내보내는 서비스입니다. 구체적으로 어떻게 동작하는 사이트인지 알아보기 위하여 직접 가입해보았습니다.

가입하고 나니 Feed를 추가하라는 버튼이 생깁니다. 여기서 Start Feeding을 누르면…

본인의 블로그 주소와 내보낼 서비스를 선택하는 창이 보입니다. Free Services 목록에는 왼쪽에서부터 차례로 트위터, 페이스북, 링크드인, 텀블러, 앱닷넷 버튼이 있습니다. 실험삼아 트위터 버튼을 눌러보니 다음과 같은 창이 뜹니다.

즉, 이 서비스는 본인의 블로그에 올라오는 글을 자동으로 트위터, 페이스북 등 소셜 미디어에 올려 주는 서비스라고 할 수 있습니다.

이렇게 되면 문제의 트윗들이 어떻게 해서 만들어졌는지 좀 더 명확해집니다.

  1. 블로그에 글이 하나 올라오고,
  2. dlvr.it이 자동으로 그 블로그의 새 글을 인식하여,
  3. 미리 연결해놓은 트윗 계정들이 해당 글을 무차별적으로 살포하는 시스템인 것입니다.

트윗의 소스가 되는 블로그 글을 찾는 것은 그리 어렵지 않습니다. 트윗에 있는 수많은 링크들은 모두 ggom.info라는 도메인을 쓰는 워드프레스 블로그의 어떤 글로 연결됩니다.

해당 블로그를 살펴보면, 올라오는 글 대부분이 인터넷 기사를 짜깁기해 내용을 조금 덧붙인 것들입니다. 주로 인터넷에서 화제가 될 만한(=방문자 수를 높여줄 만한) 주제를 중심으로 글을 작성한 것으로 보입니다.

이 블로그에 올라오는 글은 dlvr.it를 통해 수많은 트위터 계정으로 연결되고, 블로그 링크와 함께 트윗으로 작성되어 무차별 살포되는 것입니다.


↑ pink, anokoko, ggomggomc라는 트윗 계정 모두 비슷한 시각에 동일한 내용의 글을 링크하는 트윗을 내보냈습니다. 실제로 트위터에 이들을 검색하여 직접 확인해 보시기 바랍니다.

트윗의 원본은 따로 있었다

트위터에 ’다르바 없다’를 검색한 결과를 자세히 살펴보면, dlvr.it이 없는 트윗이 간혹 보입니다. 앞에서 이들 트윗은 1) 패러디를 위한 트윗이거나 2) 공감을 표시하기 위한 인용이라고 한 바 있는데, 이 둘 모두에 해당하지 않는 트윗이 딱 하나 있습니다. 검색 결과 맨 밑에 나오는, 즉 가장 처음에 쓰여진 트윗이 바로 그것이죠.

이 트윗에는 dlvr.it이 없고, 계정을 클릭하여 확인해보면 지금까지도 지속적으로 활동한다는 것을 알 수 있습니다. 즉, 이 트윗은 해당 내용으로 작성된 최초의 트윗이자 원본 트윗입니다. 결국 ggom.info라는 도메인의 소유주는 이 트윗을 본인의 블로그에 복사-붙여넣기 한 뒤, 약간의 수정을 거쳐 글을 올리고, dlvr.it 서비스를 통해 홍보 트윗을 살포한 것입니다.

이 사건은 ’여론 조작’인가?

다시 처음으로 돌아와서, 이 트윗들은 과연 국정원이나 카카오 측에서 의도적으로 살포한 것일까요? 그럴 가능성은 상당히 낮습니다. 이같은 방식은 이미 2012년 대선 때 국정원에서 시도했다가 발각된 사례가 있습니다. 카카오톡 사찰을 둘러싼 논란이 끊임없이 커지는 와중에, 이미 한번 시도했다가 발각된 방식으로 또다시 여론조작을 시도하는 것은 위험 부담이 너무나도 큰 행동입니다.

게다가 문제의 블로그는 지난 8월부터 꾸준히 글을 올려왔습니다. 블로그에 올라오는 글의 성격 등을 고려했을 때, 이는 국정원이나 카카오에서 운영하는 것이라기보다는, 단순히 ggom.info라는 도메인의 가치(클릭 수, 트래픽 수, 방문자 수 등)를 올리기 위한 작업의 일부로 보입니다. 이런 것, 혹은 이런 것의 좀 더 발전된 형태인 것이죠.